조선비즈
“시간이 많지 않다” 카카오 쇄신 속도… 대표 교체하고 준신위도 첫 회의(종합)
정신아 “시간이 많지 않아...쇄신 타이밍 놓치지 않겠다”
김소영 “주요 계열사, 공동체 동반성장 및 준법경영 협약”
“김범수 위원장, 변할 의지 있다고 확신”
이경탁 기자
입력 2023.12.18 14:53
검찰 수사와 각종 내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53,900원 ▼ 1,000 -1.82%)가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발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 가운데, 회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도 활동을 시작하면서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아지트 사옥에서 ‘8차 비상경영대책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에 (쇄신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시간 속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쇄신TF(테스크포스)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어떻게 (경영활동을) 할지 구상하고 있는데, 오늘 회의에서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카카오가 좀 더 잘 쇄신할 수 있도록 해보자’라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카카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 현재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고있는 정 내정자를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대신할 신임 대표로 추천했다. 김 위원장은 정 내정자가 최근 카카오의 혼란과 위기를 수습하고 회사를 안정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며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 공정거래법 위반, 독과점 논란, 시세조종·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수사·금융당국의 압박을 받으며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고있는 정 내정자는 지난 3월 카카오 기타 비상무이사로 합류해 카카오의 사업·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지난 9월에는 역할을 확대해 카카오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았고, 지난달부터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회사 쇄신 방향성 논의에 참여 중이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그 전까지 대표 내정자 신분으로 경영쇄신위 쇄신TF장을 맡아 경영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쇄신위와 함께 카카오 쇄신을 이끌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날 김소영 카카오 준신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EG빌딩에 마련된 준신위 사무실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테인먼트 5개 계열사가 공동체 동반성장 및 준법경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준신위는 카카오 그룹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목적으로 지난 11월 공식 출범한 외부 기구다. 준신위원장을 맡은 김소영 전 대법관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설득해 데려온 인사다.
김 준신위원장은 “카카오는 10년 전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혁신 대표주자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지만, 애정어린 시선은 최근 몇 년 새 우려와 비판으로 바뀌었다”며 “그동안 혁신만 강조했을뿐 뒤편에서 피해받은 사람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외형적 성장에 치우쳐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눈높이에 못 맞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첫 회의 전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만나 고민을 나눴고, 카카오에 산적한 문제들이 많지만 그만큼 구성원들이 변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고 했다.
준신위는 앞으로 준법경영·신뢰경영 원칙이 카카오와 계열사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 마련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 ▲준법 프로그램의 감독 및 권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감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준신위는 매월 1회 정기 회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차 회의는 다음달 8일 열린다.
이경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