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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소부장 밀집한 이시카와 쑥대밭…IT공급망에도 쓰나미 오나
이승훈 별 스토리 •
16시간
7.6 강진에 산업계도 타격
무라타·도시바·JDI·산켄 등
디스플레이·기계부품社 몰려
연휴기간 중 재해 발생해
기업 피해 제대로 집계 안돼
복구 늦어지면 공급망 타격
바이든 "모든 지원 제공할것"
2일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서 전날 대형 지진 여파로 화재가 발생해 곳곳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날 일본 국토지리원은 강진 발생 전후 관측 데이터를 해석한 결과, 와지마시가 서쪽으로 1.3m 이동하는 등 주변 지역에서 대형 지각 변동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2일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서 전날 대형 지진 여파로 화재가 발생해 곳곳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날 일본 국토지리원은 강진 발생 전후 관측 데이터를 해석한 결과, 와지마시가 서쪽으로 1.3m 이동하는 등 주변 지역에서 대형 지각 변동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 제공: 매일경제
일본 혼슈 서부 해안을 강타한 규모 7.6의 강진이 일본 산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는 일본 정보기술(IT) 산업의 젖줄이 되는 다양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공장의 정상화가 지연되면 일본뿐 아니라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일본 기상청과 호쿠리쿠전력,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에 발생한 이시카와현 강진으로 2일 오후 4시 기준 48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크고 작은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180회에 달한다. 현재 4만5000여 가구의 전기가 끊긴 가운데 이재민은 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붕괴와 화재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산업계에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앙인 이시카와현을 비롯해 인근 후쿠이현, 도야마현 등에 IT 관련 소부장 업체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후쿠시마 인근에 자동차 업체가 밀집해 있어 이들이 공급망 붕괴로 입은 피해가 컸다면, 이번 이시카와현 강진으로 인해서는 IT 기업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진앙인 이시카와현에 공장을 둔 업체는 도시바를 비롯해 샤프, 파나소닉홀딩스, 재팬디스플레이(JDI)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곳이 많다.
도시바는 이시카와현 노미시에서 전력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2022년에 1조원가량을 투자해 기존 생산시설을 2.5배 증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관련 반도체의 핵심 생산기지로 꼽힌다.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재팬디스플레이와 휴대폰용 LCD 패널을 공급하는 샤프도 이시카와현에 공장을 두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등에서는 라인 작업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내진 설계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들 두 공장의 피해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지만, 이번 지진 규모가 매우 커서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시카와현 가가시에서 구동 모터를 생산하는 파나소닉홀딩스는 이시카와현뿐 아니라 인근에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많아 지진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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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전 세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가진 무라타제작소가 이시카와현에 인접한 후쿠이현 에치젠시에 있다. MLCC는 웬만한 IT 관련 제품에 다 사용되는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제품이다.
문제는 새해 첫날 지진이 발생하면서 최소 3일까지, 최장 8일까지 새해 연휴를 가지는 일본 특성상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각 회사는 지진 발생과 동시에 통신망 등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했지만, 현지 교통 상황 문제 등으로 공장 내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연휴 이후 정식 출근일인 4일이 돼야 구체적인 피해 상황과 복구 계획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0조엔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안긴 동일본대지진과 달리 이시카와현 지진의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크다. 당시에는 지진과 쓰나미로 전력망이 붕괴한 데다 원전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피해를 더 키웠는데, 이시카와현 지진의 경우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피해 상황도 덜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시카와현 강진에 대해 "미국은 일본 국민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기꺼이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진 피해를 본 일본 국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은 동맹국으로서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마음은 일본 국민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위로전을 통해 지진 피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애도를 전달하고, 지진 피해 극복을 위한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피해 복구 지원에 대한 의사를 밝히며 피해 지역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