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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까지 추월? 현대차·기아, 올해 美서도 '3위' 정조준[CE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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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투싼 생산 라인. 현대차 제공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투싼 생산 라인.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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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투싼 생산 라인. 현대차 제공
【로스엔젤레스(미국)=최종근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해 축구장 크기와 맞먹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꾸린 현대자동차·기아가 판매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65만대 판매를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3위 그룹으로 도약한 현대차그룹은 작년에는 미국 시장에선 처음으로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4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올해는 포드까지 제치고 톱3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올해 친환경차 누적판매는 100만대, 제네시스는 3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 작년 美판매 창사 이래 최대
11일(현지시간) 현대차·기아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합산 연간 판매실적은 165만2821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1% 증가한 수치로 미국 진출 이래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다. 이미 지난 11월에 기존 최다 판매 기록인 2021년의 148만9118대를 넘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150만대를 달성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지난해 총 87만370대를 판매, 처음으로 연간 판매 80만대 벽을 넘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6만9175대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기아 역시도 78만2451대로 집계돼 2021년 기록을 넘어 최다 판매를 경신했다.
포드까지 추월? 현대차·기아, 올해 美서도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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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토모티브뉴스가 집계한 업체별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스텔란티스(153만3670대)를 처음으로 제치고 GM(257만7662대), 도요타(224만 8477대), 포드(198만1332대)에 이어 완성차그룹 4위에 올랐다. 2021년부터 혼다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스텔란티스까지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타 업체들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 효과가 아니라 높아진 상품성과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사랑받는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비싼차 많이 팔았다" 친환경차·RV 견인
현대차·기아의 기록적 판매를 이끈 것은 친환경차와 레저용 차량(RV)의 선전이었다. 친환경차의 작년 판매대수는 27만8122대로 전년 대비 52.3% 급증했다. 2021년 184.8%의 폭발적인 고성장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에서 처음 친환경차를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한 뒤, 2년만에 판매량이 2.7배로 급증했다. 그 결과 미국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16.8%까지 5배가 넘게 상승했고, 미국 친환경차 시장 내 점유율도 2021년부터 3년 연속 20%를 넘겼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이끈 것은 단연 전기차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 전년보다 62.6% 증가를 기록해 전체 친환경차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2년 8월 이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모든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하이브리드도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7종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 전년 대비 47.8% 늘어난 18만3541대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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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까지 추월? 현대차·기아, 올해 美서도 '3위'
포드까지 추월? 현대차·기아, 올해 美서도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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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RV 시장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현대차·기아의 RV 모델은 총 121만8108대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2022년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를 넘긴 뒤, 지난해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
차종별로 현대차 투싼은 20만9624대를 팔아 사상 첫 연 20만대를 돌파했다. 이어 아반떼(13만4149대), 싼타페(13만1574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기아는 스포티지가 14만780대 팔렸고, 북미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도 11만765대로 기록했다.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는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세단 중에선 포르테(국내명 K3)가 12만3953대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친환경차 중에선 현대차 아이오닉5가 작년에만 3만3918대를 팔았다.
제네시스 美고급차 시장 입지 굳혀
제네시스가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작년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6만9175대 판매를 기록했다. 아직 연 30만대 이상 판매된 렉서스, BMW를 비롯해 아우디(약 22만8000대), 어큐라(14만5000대) 등에 미치지 못하지만, 2016년부터 미국 시장에 별도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약 7년 만에 미국에서 최상의 품질력을 갖춘 고급차 브랜드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 대응을 위해 수출 물량 증산에 나서는 한편, 현지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작년 2월부터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 전동화 모델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7월부턴 GV70 내연기관 모델도 양산에 들어가 미국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차는 신규 브랜드 진입이 쉽지 않은 시장"이라면서 "제네시스가 출범한지 7년 밖에 안된 신생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