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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는 복음주의 기독교 텃밭… “트럼프밖에 없다”

 

 

전웅빈 별 스토리  • 

13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코커스 캡틴’이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 피자를 들고 아이오와 워키의 소방서를 방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코커스 캡틴’이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 피자를 들고 아이오와 워키의 소방서를 방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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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가치를 보호하고 옹호하는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밖에 없다. 그는 (민주당의 진보 의제를 상징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서 미국을 구할 유일한 정치인이다.”

 

미국 공화당 첫 대선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오후 아이오와 남동부 인대애놀라의 심슨칼리지에서 만난 아르메니아 출신 청년이 한 말이다. 급부상 중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이오와주의 경우 보수 복음주의 기독교인 공화당원 비율이 높아 트럼프의 아성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6년 경선 참가자 중 3분의 2가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조사됐다. 당시 아이오와 당원들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선택했으나 낙태 문제 등이 이슈로 등장한 뒤부터는 트럼프 지지로 돌변했다.

 

아이오와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패배는 염두에도 없는 듯 이미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심슨칼리지 학생인 제나씨는 “부모님을 따라 트럼프를 지지하게 됐다”며 “다른 후보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20대 지지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맞설 가장 강력한 후보이며 중국의 시진핑과 러시아의 푸틴에 맞설 가장 터프한 사람이 트럼프”라고 말했다.

 

트럼프 본인도 특유의 ‘터프함’을 앞세우며 도전자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비판을 강화했다. 그는 헤일리를 가리켜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고 잘못된 정책을 펴려 한다”며 “솔직히 그녀는 충분히 터프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미국 아이오와주 공화당원들이 14일(현지시간) 인디애놀라의 심슨칼리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 참석해 연설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아이오와주 공화당원들이 14일(현지시간) 인디애놀라의 심슨칼리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 참석해 연설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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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이오와에서 헤일리가 20% 지지율로 2위에 올랐다는 디모인레지스터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그녀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캠페인을 파괴하려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터프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한다”며 “내일 투표는 거짓말쟁이, 사기꾼, 깡패들에 대해 내가 궁극적인 승리를 얻을 기회”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유세는 헤일리에 대한 기대를 꺾을 만큼 압도적인 지지로 조기에 대선후보를 확정 지으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트럼프는 “여러분이 죽을 만큼 아프다(sick as a dog)고 해도, 설사 투표하고 나서 돌아가신다고 해도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선 안 된다”며 지지자들에게 영하 30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꼭 투표장에 나올 것을 독려했다.

 

 

 

 

트럼프 캠프도 마지막까지 득표율 확보에 열을 올렸다. 디모인 어반데일의 더글러스 애비뉴에 위치한 트럼프 선거사무소에는 2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주디 웬디씨는 “이 정도 추위는 늘 있는 일이고, 우리에겐 익숙하다”며 “내일은 매우 기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는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공화당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트럼프 지지자인 다이애나씨는 “바이든 법무부의 정치 기소”라고 주장했다. 헤일리 지지자인 올브릭스도 “트럼프를 기소한 것은 그를 끌어내리려는 민주당의 공작”이라며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지만 법적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모인 인근 아델 지역의 ‘컨트리 레인 롯지’에서 만난 사라 보우만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헤일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보우만은 “니키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올드보이 클럽’에 있던 사람이 아니다”며 “아이를 키운 여성이고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의 아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어린 딸을 데리고 눈길을 헤치며 헤일리의 유세장에 온 보우만은 “코커스에 ‘다이하드’(diehard·변화를 강력히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겠지만 헤일리의 득표율은 미디어가 예상하는 것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아델 지역 유세에서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이오와주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아델 지역 유세에서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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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장 내부는 300명이 넘는 지지자와 취재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보우만처럼 자녀와 함께 온 지지자들이 적지 않았다.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이 다양했고 흑인과 아시아계, 아랍계 지지자들도 보였다. 록음악이 흘러나왔고, 예상보다 높은 관심에 고무된 듯 지지자들 얼굴은 밝아 보였다.

 

헤일리는 트럼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새로운 리더십을 호소했다. 그는 “트럼프 뒤에는 늘 혼돈이 뒤따른다. 앞으로 4년 동안 우리가 혼란스러운 나라가 돼 세상을 불태우는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며 “공화당의 혼란으로 민주당의 혼란을 해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를 선출하고, 부정적인 것과 짐을 뒤로한 채 미래의 해결책을 가지고 전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는 “75세 이상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정신능력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내가 무례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의회는 미국에서 가장 특권적인 요양원이 됐다”고 바이든과 트럼프의 고령을 꼬집기도 했다.

 

헤일리는 바이든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고 비난한 뒤 곧이어 “우리 공화당도 그렇게 했다”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를 언급했다. 헤일리는 바이든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자신이 트럼프보다 더 높은 차이로 앞선다는 점을 강조했고, 지지자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헤일리의 강공은 트럼프를 따라잡을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이오와에서 유의미한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다면 경선 초반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모인=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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