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쉴 땐 뭐하지 호모 트레커스
발 푹푹 빠진 설악산 150㎝ 눈…길 잃을 때 만난 ‘멧돼지 기적’ [백두대간을 걷다 ①]
카드 발행 일시2024.01.09
에디터
김영주
심정보
호모 트레커스
관심
백두대간을 걷다 ①설악산 권역
호모 트레커스가 1월 1일부터 약 50일간 ‘백두대간을 걷다’ 종주기를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강원도 고성 진부령에서 지리산까지 백두대간 마루금(능선) 700㎞를 직접 밟아 가며 백두대간의 겨울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보전해야 할 동식물 이야기 등을 전합니다. 첫 번째 구간은 설악산국립공원 권역입니다. 진부령에서 인제 구룡령까지 걸었습니다. 설악산엔 150㎝(누적)의 눈이 내렸습니다. 눈 덮인 백두대간 능선은 가는 곳마다 장관이었습니다. 동시에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나아가는 고행의 길이었습니다.
“여기서(설악산 소청대피소) 보니 백두대간 능선이 손에 잡힐 듯하네요. 겹겹이 포개진 능선 아래로 솜이불처럼 펼쳐진 하얀 설사면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저 능선 너머로 진부령 그 뒤에 향로봉, 그리고 이북 땅 백두대간으로 이어지겠지요. 이렇게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여태 몰랐습니다. 산에서 야영만 하다 보니 국립공원 대피소에 묵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간 히말라야 고봉만 다니다가 백두대간을 직접 걸어 보니 우리 산하가 정말 아름답고 귀한 것이었구나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앞으론 우리 산하를 더 많이 다녀야겠습니다. 그리고 산을 아껴야겠지요.”
지난달 31일, 강원도 고성 대간령에서 마장터로 하산하는 길. 쌓인 눈에 신설이 내려 무릎까지 빠졌다. 김영주 기자
지난달 31일, 강원도 고성 대간령에서 마장터로 하산하는 길. 쌓인 눈에 신설이 내려 무릎까지 빠졌다. 김영주 기자
지난 2일, 히말라야 8000m 14개 봉우리를 완등한 김미곤(52, 전 세계 40번째) 대장이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소청대피소(1500m) 앞 테라스에 서서 말했다. 호모 트레커스 ‘백두대간을 걷다’ 700㎞ 종주 두 번째 날의 소회다.
1월 2일 설악산 소청대피소 앞. 눈이 1m 이상 쌓였다. 김영주 기자
대피소 앞은 눈이 1m 이상 쌓였다. 마치 설국으로 가는 길 같았다. 대피소 직원은 “지난달 중순에 80㎝, 크리스마스 전후로 50cm, 연말에 다시 20㎝가 더 내렸다”며 “최근 십여 년간 12월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적이 없었다”고 했다. 뜻밖의 눈 세상을 만끽하면서도, 앞으로 가야 할 험난한 길을 예고하는 것 같아 불안이 엄습했다. 이날 소청봉 오르는 길도 눈이 무릎까지 찼다.
설악산 정상 아래 소청봉(1550m)과 소청대피소는 백두대간 능선을 내려다보는 천혜의 전망 포인트다. 날씨가 썩 좋지 않았는데도 일몰이 예뻤다. 구름 낀 서쪽 하늘이 은은하게 물드는 가운데, 서쪽 능선에서 넘어온 운해가 스멀스멀 고갯마루를 넘고 있었다. 날도 푸근하고 바람도 없어 한참을 바라보았다.
1월 2일 해질녘, 설악산 소청대피소에서 본 백두대간 능선. 김영주 기자
1월 2일 해질녘, 설악산 소청대피소에서 본 백두대간 능선. 김영주 기자
능선을 보고 있자니,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한반도의 산줄기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미국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등 전 세계 유명 트레일은 누군가가 개척한 길이라고 한다. 반면에 백두대간은 봉우리와 봉우리를 이은 길이다. 봉우리 사이엔 어김없이 사람 다니는 고개(령·재·치)가 있었고, 고갯마루마다 전설이 서려 있다. 백두대간 700㎞를 40~50구간으로 나눠 주말에 산행하는 구간 종주자는 대개 국립공원 대피소를 건너뛰고 걷는다. 무박 2일 산행이라 대피소에 묵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소청대피소만큼은 꼭 권하고 싶다. 특히 한겨울엔 탐방객이 적어 쾌적하다.
이날 점심과 저녁은 대피소 매점에서 파는 햇반과 미리 준비한 김자반. 계획대로 간편식으로 해결했다. 대피소에 전자레인지가 있어 물을 끓일 필요가 없었다. 간소한 식단은 ‘조금 먹고 많이 걷자’는 취지에서다. 배낭이 가벼워야 오래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하이커에게 꼭 필요한 조건이다. 또 애초 입산할 때 배낭을 작게 꾸리는 게 자연을 덜 훼손한다는 점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 장거리 하이킹의 추세가 그렇다.
1월 2일 강원도 양양 설악산 소청대피소. 다른 탐방객들이 삼겹살을 굽는 동안 취재팀은 햇반 한 개로 해결했다. 김영주 기자
1월 2일 강원도 양양 설악산 소청대피소. 다른 탐방객들이 삼겹살을 굽는 동안 취재팀은 햇반 한 개로 해결했다. 김영주 기자
그래도 뭔가 허전하긴 했다. 이날 대피소엔 대여섯 팀의 산행객이 함께 묵었는데, 저녁이 되자 다들 배낭에서 라면과 삼겹살을 꺼내 조리를 시작했다. 약속이나 한 듯 팬에 삼겹살을 굽느라 취사장 천장이 연기로 자욱했다. 이들은 새해를 맞아 ‘1박2일’ 산행을 온 사람들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올라온 목적 중엔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반면에 50여 일을 걸어야 하는 취재팀은 배낭 무게를 줄여야 하고, 첫 번째 목록은 식량이다. 배고픔을 달고 다닐 수밖에 없다. 각자가 걷는 목적에 따라 끼니가 다른 것이다. 그러나 이도 심신 단련을 위한 수단으로 삼기로 했다. 김 대장도 “봄 시즌 히말라야 등반을 앞두고 체력 단련을 위한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백두대간을 걷다’ 취재팀은 김미곤 대장과 강원 지역 산악인 이억만(60) 대장 그리고 기자, 총 3명으로 꾸려졌다.
진부령에서 마산령 가는 능선. 눈을 맞고 나아가느라 애를 먹었다. 김영주 기자
진부령에서 마산령 가는 능선. 눈을 맞고 나아가느라 애를 먹었다. 김영주 기자
앞서 지난달 31일, 취재팀은 백두대간 시작점인 강원도 고성 진부령(520m)에서 대간령(641m)까지 걸었다. 이후 비법정(출입금지 구간) 탐방로인 미시령-마등령을 건너뛰고, 폭설로 입산이 금지된 공룡능선(마등령 삼거리-무너미고개) 구간을 우회해 천불동 계곡을 따라 소청으로 올라왔다. 그래서 이날 걸었던 백두대간 능선 길은 무너미고개에서 소청·중청까지 2㎞에 불과했다. 능선을 제대로 밟지는 못했지만, 이처럼 한 발짝 물러나 걸어 보니 장엄한 백두대간 능선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후 대간 능선은 남쪽으로 한계령(1004m), 점봉산(1426m)으로 이어진다.
빙하기에 바람 타고 온 눈잣나무
겨울 설악산의 눈잣나무. 옆으로 커서 '누운 잣나무'로 불린다. 사진 공우석 기후변화생태연구소장
겨울 설악산의 눈잣나무. 옆으로 커서 '누운 잣나무'로 불린다. 사진 공우석 기후변화생태연구소장
이튿날 오전 6시, 대청봉(1708m)에 올랐다. 일출보다 더 보고 싶은 게 있었다. 빙하기에 한반도로 남하했다는 눈잣나무 군락지다. 옛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 올라가는 탐방로의 오른편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공우석 기후변화생태계연구소장은 설악산 눈잣나무의 내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눈잣나무는 최근 빙하기의 절정이었던 2만 년 전에 한반도까지 내려왔어요. 추운 곳에 살던 소나무과 상록침엽수인데, 빙하기에 극지방이 얼기 시작하니까 계속해서 남하한 거죠. 그 남방한계선이 설악산 대청봉이에요. 섬나라인 일본 빼고는 설악산이 마지막입니다. 보통 키는 1~2m. 옆으로 자랍니다. 이름도 ‘누워서 크는 잣나무’라고 해서 눈잣나무가 된 것이죠. 마치 나무 방석 같죠. 근데 사람들이 이런 귀한 자원을 몰라보고 엉덩이로 깔아뭉갤 수도 있고, 등산화로 밟을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도 설악산 대청봉을 수차례 찾았지만 구상나무와 주목 외에 눈잣나무가 산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이번엔 꼭 가서 눈잣나무를 만나보고 싶었다. 눈잣나무는 생장 조건이 맞으면 1000년을 산다고 한다. 그러나 설악산 눈잣나무의 수령은 100년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 소장은 말했다.
1월 2일, 설악산 희운각대피소에서 소청봉 오르는 트레일에서 본 백두대간 능선. 김영주 기자
1월 2일, 설악산 희운각대피소에서 소청봉 오르는 트레일에서 본 백두대간 능선. 김영주 기자
아쉽게도 이날 탐방로에서 눈잣나무를 찾지 못했다. 눈이 1m 이상 쌓여 키 작은 눈잣나무는 눈에 묻혔다. 하지만 폭설은 눈잣나무에 생명수와 같다고 한다. 추위를 먹고 크기 때문이다. 눈잣나무는 춥고 바람이 세고 볕이 쨍한 곳에서 성하다. 반면에 무더위엔 고사하거나 성장이 위축돼 다른 나무에 자리를 빼앗기고 만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존이 위태로운 종이기도 하다. 공우석 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소나무과의 눈잣나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며 “산 정상에서 찍는 사진뿐 아니라 산에 사는 동식물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산로는 한계령이 아닌 오색분소로 내려왔다.
점봉산 우회 길, 북암령 계곡 트레킹
1월 3일 진동리에서 북암령으로 오르는 계곡의 산짐승 발자국. 김영주 기자
1월 3일 진동리에서 북암령으로 오르는 계곡의 산짐승 발자국. 김영주 기자
한계령을 지나온 능선은 남쪽으로 점봉산(1426m)-단목령(855m)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구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출입금지구간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를 지키지 않는다. 우회해서 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더러 점봉산 야생화를 보기 위해 일부러 들어가는 이들도 있다. 관리 주체인 국립공원관리공단도 이를 알기에 단속이 심하게 벌이는 구간이기도 하다.
취재팀은 금지 구간을 우회해 단목령 아래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마을 끝에서 북암령으로 오르기로 했다. 등산로는 없지만, 앞서 설악산 둘레길을 개척하면서 이 길을 걸었던 박승기 다움숲 소장으로부터 GPS 트랙을 받아뒀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에게 “길이 있냐”고 했더니, “길은 나 있지 않지만, 계곡 따라 쭉 걸으면 된다”고 했다. 박승기 소장도 “계곡을 오른편에 두고 계속 가라”고 했다.
의외로 누군가 걸어 내려온 흔적이 있었다. 멧돼지 발자국이다. 폭설이 온 뒤 먹잇감을 찾아 민가로 내려온 것이다. 길이 없는 길을 찾아가는 길, 길을 잃을 뻔하다가도 멧돼지 발자국을 따라가면 다시 길이 보였다. 산짐승의 발자국이 이처럼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약 3㎞ 거리를 2시간 이상 걸어 북암령에 닿았다. 심설에 발이 푹푹 빠지기도 하고, GPS 트랙과 대조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뿌듯함이 있었다. 이제 북암령 계곡 우회로를 이용하면 점봉산 출입금지 구역을 무단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백두대간 종주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우회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단목령(출입금지)을 통해 대간 능선에 진입했지만, 단목령 역시 금지 구간이다. 단, 국립공원 공단 측은 단목령으로 올라와 북쪽 점봉산이 아닌 남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단속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을 뿐이다. 이제 진동리 설피밭길에서 북암령으로 오르면 ‘불법’의 굴레를 쓰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북암령 표지목(이정표)이 있는 곳에서 이번 종주의 첫 번째 야영을 했다. 물은 계곡 아래서 길러왔다. 저녁은 알파미 1개와 김 자반, 그리고 이억만 대장이 싸 온 고들빼기김치 약간으로 해결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이 정도의 밥상도 꿀맛이었다.
1월 5일 오후, 갈전곡봉 가기 전 백두대간 능선이 겹겹이 포개져 있다. 김영주 기자
1월 5일 오후, 갈전곡봉 가기 전 백두대간 능선이 겹겹이 포개져 있다. 김영주 기자
4~5일 이틀 동안 북암령에서 남쪽 구룡령(1013m)까지 27㎞를 걸었다. 강원도 양양 서면과 홍천군 서면을 가르는 구룡령은 용이 지나간 것처럼 구불구불 길이 이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취재팀이 ‘백두대간을 걷다’ 1구간으로 잡은 지점이다.
박경민 기자
고립무원의 길, 러셀의 길
길은 너무 험난했다. 한 달간 눈이 1m가 넘게 내린 후 한동안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헤치고 나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전 구간 러셀(눈을 헤치고 길을 내는 작업)을 해야 나아갈 수 있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에 길을 내는 고행의 길이었다.
1월 5일 갈전곡봉 정상에 선 김미곤 대장. 눈이 쌓여 정상석이 거의 묻혔다. 김영주 기자
능선은 조침령, 쇠나드리, 연가리골 샘터 등 ‘오지 중 오지’라고 알려진 곳을 타고 넘는다. 1㎞를 갈 때 봉우리 하나를 넘어야 할 정도로 험했다. 조침령은 새도 하루에 다 넘지 못해 자고 가야 하는 고개, 쇠나드리는 소를 날려버릴 정도의 바람이 부는 곳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옛사람들의 허풍’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예전 이 고개는 더 험난했을 것이다. 특히 겨울에 이 고개를 넘는 이들은 어떻게 넘었을까. 무엇을 입고 무엇을 신고 걸었을까. 전쟁이 나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고개를 넘어야 할 땐, 목숨을 걸고 가야 했을 것이다.
오르막에 설치된 수많은 계단은 모두 묻혀버렸고, 흙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건 발아래 눈밭과 심설 위에 꽂혀 있는 듯한 수많은 참나무 그리고 앙상한 가지와 바짝 마른 잡목뿐이었다. 고립무원의 길에서 간간이 보이는 짐승이 발자국이 반가울 정도로 산은 적막하고 적요했다.
1월 4일 오전, 북암령에서 쇠나드리 가는 길. 김영주 기자
배고픔은 늘 따라다녔다. 아침 미숫가루 한 컵을 마시고 꼬박 10시간을 걸었지만, 도보 거리는 하루 13~14㎞에 그쳤다. 이틀 동안 19시간 러셀 했고, 불과 27㎞ 나아갔다. 보통 대간 종주는 하루 20㎞ 이상 가야만 예정된 시간에 마칠 수 있다. 전체 일정을 40일 전후로 잡는 게 그런 이유다.
취재팀은 이 구간에서 시간당 1.5㎞ 속도로 걸었다. 이런 속도로는 애초 계획한 2월 15일까지 구간을 다 마칠 수 없다. 특히 마지막 구간인 지리산이 이날부터 산불방지 입산 통제 기간이다. 더 빨리 걷거나, 더 오래 걸어야 한다는 숙제가 생겨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5일 오후 5시30분, 해지기 직전에 구룡령에 닿았다. 일단 설악산 권역은 예정대로 마친 셈이다. 강원 지역 산악인 정대진(55)씨가 구룡령 도로에서 취재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 대장과 기자는 그와 오랜 인연이 있다. 오후 3시부터 길에서 취재팀을 기다리던 그는 기자를 보자 도로 한복판에서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다. 그는 “길에도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 능선은 어느 정도일까 생각이 들어 걱정했다”며, 집에서 직접 준비한 따뜻한 홍차를 내왔다.
취재팀에 그는 ‘트레일 엔젤’이었다. 장거리 트레일을 걷는 이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을 이른다. 6일엔 홍천군 내면 광원리의 한 펜션에서 하루를 묵으며 젖은 옷을 빨고 식당 밥을 먹었다. 휴식은 꿀맛 같았다. 이렇듯 쉬는 날엔 다시 걸어갈 힘을 비축해야 한다. 앞으로도 ‘6일 걷고 하루 쉬는’ 패턴을 유지하기로 했다. 첫 구간을 무사히 마친 시점,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호모 트레커스
불 없는 밥, 대변도 수거한다 ‘백두대간 700㎞’ 50일 종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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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줏빛 돌 병풍 둘렀던 자병산 해부당한 듯 오장육부 뜯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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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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