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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1월 '빅스텝'…흑자 목표 조기 달성
한지연 기자 님의 스토리 •
13시간
삼성전자가 한 발 빠른 메모리반도체 흑자 전환을 바탕으로 DS(반도체)부문 영업이익 11조 5000억원 달성을 위한 걸음을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먼저 흑자를 낸 주력 D램이 상대적으로 업황 회복이 더딘 낸드플래시 부문의 적자를 메꾸면서 전체 플러스(+)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 부문 전체 흑자를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지난 1월 그 목표를 조기 달성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D램 부문에서 8000억원대~1조원대 초반의 흑자를 거두고, 낸드플래시에선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각 부문의 세부 실적을 밝히진 않았지만, 1월 단 한달 안에 전분기보다 1조원 이상 더 많은 이익을 낸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1분기(-4조5800억원)를 시작으로 1년 내내 분기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3개 분기 연속 적자 폭을 줄이면서 지난해 4분기엔 -2조1800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 기세가 올해 1월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79억5000만달러로 직전분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메모리 톱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매출도 전분기 대비 44.8% 급증한 42억달러로 집계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2등 기업과의 점유율 격차를 약 15%포인트로 벌리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업계는 HBM(고대역폭메모리),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LP(저전력)DDR5X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감산에 따른 재고 감소 효과, ASP(평균판매가격)상승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흑자 전환이 앞당겨졌다고 분석한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D램의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기동안 '잘 팔리는 제품에 집중하자'는 수익성 강화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올해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긍정적 전망은 계속된다. 이미 반등 궤도에 오른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전통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엔 D램 고정거래가격이 평균 20%, 낸드는 25%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PC용 D램과 메모리카드, USB용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각각 연속 4개월, 5개월째 상승 중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 통계를 인용해 올해 1월 전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476억달러로, 전년도 동기(413억달러) 대비 1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온디바이스 AI 등 인공지능 열풍이 몰고온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는 올해도 이어진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12월 말 OPI(초과이익성과급) 예상 지급기준을 발표하며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1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DS부문 연간 영업손실이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14조8700억원이었던만큼 26조원 가량을 만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