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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가 허허벌판에 일군 창원산단…50년 만에 확 바뀐다

 

 

입력 2024.04.07 07:00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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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4만배 성장한 ‘기계산업 메카’

 

1974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 경남도

1974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 경남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창원산단). 반세기 전만 해도 창원산단 터는 허허벌판에 자연부락이 있던 농촌이었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1974년 4월 ‘창원종합기계 공업기지 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조성되면서 ‘국내 기계산업 메카’로 바뀌었다.

 

창원산단이 본격 가동된 1975년 44개였던 입주 업체는 현재 2965개(지난해 기준)로 약 67배 증가했다. 자동차·조선·우주항공·원자력·방산 등 기계산업 중심이었다. 대표적으로 기아기공(현대위아)·삼성정밀공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중공업(두산에너빌리티)·현대차량(현대로템)·효성중공업 등이다.

 

산단 면적도 커졌다. 최초 계획했던 13.16㎢에서 부산 영도(14.12㎢)의 2배가 넘는 35.87㎢로 늘었다. 생산액은 1975년 15억원에서 지난해 60조597억원으로 4만배 급증했다. 경남 전체 산단 생산액의 56%를 차지한다.

 

시설 노후·연구개발 약화…청년 이탈·인력난 가속

2024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 경남도

2024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 경남도

 

하지만 경제·산업 구조가 급변하면서 창원산단은 시설 노후화와 연구개발(R&D) 기능 약화라는 문제점도 부상했다. 최근에는 수도권 인구 집중 등 영향으로 창원산단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청년층 제조업 기피 현상도 한몫했다. 실제 경남 청년(만 19~39세) 근로자가 해마다 1만명 넘게 수도권으로 이탈했다.

 

 

 

이 때문에 경남도와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 경남지역본부는 창원산단 지정 50주년을 맞아 올해부터 10년간 국비 등 3조8000억원을 들여, 창원산단을 리모델링한다. 지난 1일 ‘창원산단 미래 50년 비전 브리핑’ 자리에서 박병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은 “(창원산단) 기업인들 만났을 때 기술·연구 인력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며 “젊은 연구 인력이 근무하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산단하면 컴컴하고 교통이 불편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제는 청년들이 올 수 있게 복합적인 생활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터→일과 삶 터…산업·문화 공존하는 산단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창원국가산업단지 미래 조감도. 자료 경남도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창원국가산업단지 미래 조감도. 자료 경남도

 

이를 위해 경남도 등은 창원대로와 접한 부지에 근로자의 문화·여가·스포츠와 업무 공간이 복합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타운’을 2027년까지 조성한다.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다. 산단환경개선펀드(400억원)와 민간투자(1925억원) 등 2325억원이 투입된다. 이어 기업과 협업해 산단 곳곳에 카페·독서 문화공간·어린이집 등 편의시설도 마련한다.

 

연구개발 역량도 한 곳으로 모은다. 창원대로와 접한 다른 부지에 2개 동·지상 30층 규모로 ‘R&D 커넥트 허브’를 조성해서다. 5644억원을 들여 오는 30년까지 기업부설연구소·창업보육센터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기능을 집적화할 계획이다.

 

 

 

낡은 제조업 탈피→디지털·첨단기술형 전환

 

오는 2074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미래 예상도. 사진 경남도

오는 2074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미래 예상도. 사진 경남도

 

창원산단 미래 50년을 위한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이다. 기존 제조업 생산·사무 공정의 디지털 전환뿐만 아니라 디지털 산업 육성에 나서겠단 취지다. 박 지사는 “기계공업·방산·원전 등 경남 주력 산업이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 기존 주력 산업에 더해 소프트웨어 분야도 육성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 등은 경남판 판교테크노밸리를 목표로 4163억원을 들여 오는 30년까지 ‘경남 제조 디지털 혁신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임대로 100원 사무실·기숙사'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규제 개선으로 2000여개 디지털 기업 유치가 목표다.

 

또 기존 낡은 생산 공정에 인공지능(AI)를 접목, 첨단기술형 산업으로 전환한다. 현재 창원산단 스마트 공장 도입 비율은 약 17%로 낮다. 현재 정부에서  5000억원을 들여 ‘AI 자율제조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는데, 경남도 등은 지역 앵커 기업과 협력사 참여도를 정부 부처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는 전자·조선·기계·자동차 등 업종별 앵커 기업(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AI 자율제조 기술을 개발, 협력사로 확산하는 방식이다.

 

경남도는 이런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면 4조 441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만 4861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지사는 “창원국가산단이 전통적인 제조산업단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청년이 찾는 디지털·문화산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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