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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원자재 가격, 미 증시 수익률도 앞질렀다…커지는 인플레 우려

 

 

최경미 기자   

입력 2024.04.10 11:49  수정 2024.04.10 20:25  댓글 0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유가와 구리, 금까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미 에너지부)

(사진=미 에너지부)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가격 지수인 S&P GSCI는 올해 들어 11% 상승해 S&P500지수의 상승률인 9.2%를 앞질렀다. 구리와 국제유가는 연초 대비 각각 10%와 16% 급등했다. 금값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해 들어 약 13%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경제가 성장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제는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지난 1분기에 미국 경제가 연 2.8%의 속도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며 기존 추정치에서 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또 최근 미국과 중국 제조업 지수를 통해 두 나라의 산업 활동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상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 및 다양한 원자재 기업 주가가가 올랐다. 동시에 미국의 여름철 운전 시즌을 앞두고 휘발유 가격이 올라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맥쿼리 그룹의 상품 전략 팀은 실질 소득 증가로 글로벌 상품 수요가 증가해서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반등을 초래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파생상품 연구 책임자인 프란시스코 블랜치는 “원자재가 연준의 금리 인하를 방해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중동 확전 위험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드론 공격 등으로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스웨덴은행 SEB의 비얀 쉴드롭 수석 상품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생산량 증가 둔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동맹국들이 감산 조치 유지에 따라 공급 부족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동시에 “타이트한 시장과 거시 경제에 대한 낙관론 강화가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 결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세계 석유 수요에 대한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주요 정유업체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S&P500 지수의 11개 업종 가운데 에너지는 올해 들어 16% 오르며 두 번째로 좋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엑손모빌 주가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휘발유, 경유, 제트연료 등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발레로 에너지, 마라톤 페트롤리엄, 필립스 66 등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구리 가격도 공급 우려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두 달 동안 16% 상승해서 파운드당 4.29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구리는 건설과 전자제품 등에 사용돼서 ‘경기 바로미터’로 불린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이 경제 전반의 물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원자재 선물 투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꼽힌다. 자산관리회사 카멜로타 어드바이저의 데이나 그리그 사장은 인플레이션 헤지와 경제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고객 자금 일부를 석유와 금에 투자했고 최근 가격 급등으로 비중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을 위해서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상승 파도를 타고 싶고 너무 일찍 내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기세력 때문에 원자재 랠리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TD 증권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에 대한 강세 베팅은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원자재 시장 정보업체인 언리미티드의 밥 엘리어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헤지펀드들이 유가 하락에 대한 베팅을 빠르게 철회하면서 유가 상승세가 증폭됐다”고 진단했다. 

 

키워드#원자재 #국제유가 #구리 #금 #인플레이션 #물가 #연준 #기준금리

 

 

최경미 기자 kmchoi@bloter.net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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