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기절초풍할 한국매체의 국제뉴스 생산과정!/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영업비밀 대공개!
박상후의 문명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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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21.
이번 방송에서는 코미디로 끝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보도의 메커니즘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공중파방송사에서 특파원도 지냈고 국제부장도 거쳤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소동은 미국 ABC방송이 펜타곤의 누군가로부터 소스를 받아 먼저 방송함으로서 촉발됐습니다.
이를 한국언론계 슬랭으로는 모찌, 기사꺼리를 준다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모찌, 찹쌀떡은 잘못 먹으면 목에 걸릴 수 있습니다. 미 ABC방송은 익명의 펜타곤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이스파한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ABC가 이런 방송을 속보라면서 치고 나가자 NBC, CBS, FOX, CNN도 따라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방송을 물리면 기자들은 취재되는게 없으면서도 시간을 때우기 위해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면서 시간을 끌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백그라운드 얘기에다가 자기의 추측을 버무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는 중간에 방송사는 전문가를 섭외해 대담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라고 해서 정확하게 아는게 있을 리 없습니다. 뭔가 난리가 났으니 거기에 맞춰 자기 개인의견을 떠들뿐입니다.
이 같은 국제뉴스의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한국매체들은 곧바로 호들갑을 떨게 돼 있습니다. 무조건 남들보다 1초라도 먼저 방송을 하거나 기사를 띄워야 합니다. 미국방송에 긴급뉴스가 뜨면 한국 방송사에서는 야 저거 뭐야 하면서 속보 자막을 띄웁니다. 참고로 한국 방송사에서는 로이터와 AP에 유료계약을 맺고 인터뷰가 포함된 화면과 스크립트를 서비스 받습니다. 스케치 화면과 인터뷰, 그리고 이를 설명한 대본을 그대로 받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리포트 기사를 작성해 방송합니다. 그러니 로이터와 AP의 시각을 그대로 카피하게 마련입니다.
리포트에다가는 ABC, NBC, CBS화면도 중간중간에 끼워넣습니다. 이렇게 제작한 리포트물에 무슨무슨 뉴스 아무개라고 기자가 리포트를 합니다. 또 방송은 통신기사를 습관적으로 베낍니다. 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로 방송체 문장으로 바꿔 그대로 읽기도 합니다.
첨언하자면 이번에 MBC는 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온라인 방송에서 이스라엘이 미국을 공격했다는 오보를 1시간 30분이나 내보냈습니다. 대단한 오보입니다. 이스라엘이 미국본토를 때렸다고 하니 이를 접하면 경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소식에 국내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미국본토를 공격했다고 전했습니다. MBC 노조도 성명을 통해 온라인 기사가 인터넷과 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시가 열려 있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오판을 줄수 있는 내용이란 점에서 그 파장과 피해는 심대하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번처럼 급박한 외신이 나오면 방송사는 소위 전문가란 사람들을 출연시켜 앵커와 대담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라고 무슨 특출난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맞는 말을 하는 해당 지역전문가도 있고 앵글로 색슨권에서 공부한 사람도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법조인이나 국사학자도 지역전문가로 변신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공중파, 케이블, 유튜브채널 할 것 없이 높은 조회수가 우선입니다. 일단은 무슨 난리라도 난 것처럼 해야지만 조회수가 높습니다. 제 3차 세계 대전, 5차 중동전, 초읽기, 임박, 떨고 있나, 보고 있나, 같은 선정적인 단어를 남발합니다. 그리고 사안을 객관적으로 보는게 아니라 이스라엘과 미국은 정의의 편이고 이란은 악의 축이니 무조건 패배해야 한다는 식으로 봅니다.
그러니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채널은 이란은 큰일 났다느니하면서 확인되지도 않은 전과를 떠듭니다. 그런 얘기를 해줘야 시청자들이 열광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말하면 대부분의 한국시청자는 삐집니다. 원하는 거짓말을 해주지 않으면 기분 나빠합니다. 그러니 얼마 안 있어 떠든 내용이 허위로 드러나도 정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관심를 딴데로 돌리기 위해 다른 주제를 떠들면서 또 다시 난리났다, 큰일났다를 반복합니다. 참고로 난리났다는 표현은 아프리카에서도 사용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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