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한달만에 분위기 확 바뀌었다”…원화값 5달만에 최대폭 반등
윤원섭,임영신,명지예 님의 스토리
2024-05-17
한미 금리인하론 확산
車값 하락이 이끈 美CPI 둔화
美 10년물 국채금리 ‘휘청’
장중 0.1%P 하락 4.3% 기록
원화값 24원 급등한 1345원
월가, 9월·12월 금리인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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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사상 최고로 마감한 미국 주요 증시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사상 최고로 마감한 미국 주요 증시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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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로 기준금리 인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한미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고 달러당 원화값은 5개월만에 최대 상승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미국 금리인하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가운데 핵심 지표인 CPI가 올들어 처음 하락하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4.1원 급등한 13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26일(1339.5원)이후 최고치로, 종가기준 전 거래일 대비 상승폭은 작년 12월 14일(24.5원) 이후 최대치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등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최고점을 경신한 영향이다. S&P500지수는 53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화값이 1300원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에 부합하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자 그동안 과대평가됐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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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국채금리
5국채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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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도 약세를 나타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CPI발표 이후 장중에 전당 대비 0.1%포인트 가량 떨어진 4.34%까지 하락했다. 한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이날 104대로 5주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
초약세로 고전하던 엔화도 모처럼 올랐다. 달러당 엔화값은 미국 4월 CPI 발표 전 달러당 155엔 후반대에서 거래됐다가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53엔대까지 급등했다.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16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0.83% 오른 2753.00로 마감했으며, 장 초반에는 277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64억원, 593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실적 호재에 힘입은 보험주 중에서는 신고가가 속속 등장했다. 분기 사상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삼성화재(9.96%)와 DB손해보험(7.11%)이 이날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4.16% 오르며 상승폭이 컸고 삼성전자는 0.13% 하락한 7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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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슈퍼마켓 [AFP = 연합뉴스]
미국의 한 슈퍼마켓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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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상승률이 올해 처음 둔화한 배경으로는 상품 물가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좀처럼 꺾이지 않던 서비스 물가까지 둔화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 보고서에 따르면, CPI 상승률 둔화는 신차와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상품 물가 안정이 결정적이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상품 물가는 지난달 전년 동월대비 1.3% 하락했고,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상품 물가는 지난해 말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고차값은 지난달 전년 대비 무려 6.9% 하락해 주요 항목 중 가장 크게 떨어졌다. 신차값도 0.4% 하락했다. 팬데믹 당시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망 문제가 해소되면서 자동차값의 거품이 제거되고 있다는 평가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5.3% 상승해 전월(5.4%)보다 소폭 둔화했다. CPI에서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비중이 높은 주거비는 지난달 전년 대비 5.5% 상승해 전월(5.7%)보다 둔화했다.
다만 자동차 보험료는 지난달 전년 대비 무려 22.6% 상승해 주요 28개 항목 중 가장 많이 올라 물가 안정에 불안 요소로 분석됐다. 최근 기후이상에 따른 자연재해의 빈번한 발생으로 미국 일부 지역의 자동차 보험료가 크게 오른 게 원인이다.
CPI 둔화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 에버코어 등 월가 기관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9월과 12월 두 차례로 점쳐졌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많아야 한 차례라는 분위기에서 바뀐 것이다. 페드워치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65% 수준에서 73.8%로 껑충 뛰었고, 12월 인하 가능성은 64%로 올랐다.
일각에선 7월 인하 가능성도 제기됐다. 애너 웡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CPI 보고서가 연준에 디스인플레에 대한 확신을 조금 주었을 것”이라면서 “적어도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살려두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1~3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상승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4월 한 달 CPI가 둔화했다고 인플레 둔화를 확신하긴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FEC) 의장 역시 “한 차례 지표가 아닌 어느 정도 시간에 걸친 지속적인 지표가 금리 인하를 위한 확신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는 실수로 4월 CPI 보고서를 예정 시간보다 30분 일찍 공개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노동부의 한 이코노미스트가 월가 주요 기관들과 인플레이션 지표와 관련된 자료들을 주고 받아서 이 지표에 대한 공평한 접근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