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성민) 인텔 “삼성 잡아라… 119조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 건설”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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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삼성 잡아라… 119조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 건설”

 

 

 

 

입력2022.01.24. 오전 4:38  수정2022.01.24. 오전 7:45

 

김성민 기자

 

 

 

 

미국 내 반도체 공급 본격 착수… 바이든 “역사상 최대 투자 중 하나”

 

 

 

22일(현지 시각) ‘미래는 미국 내에서 만들어진다’고 써 있는 미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과 팻 겔싱어 인텔 CEO(왼쪽)가 미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3조8500억원)를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짓는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인텔이 22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에서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 외곽 리킹카운티에 200억달러(약 23조8500억원)를 들여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팹)을 짓겠다고 밝혔다. 404만㎡ 부지에 들어설 이 공장에서 인텔은 자사 첨단 신제품 칩을 생산하고, 미세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지는 총 8개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규모인데, 인텔은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들여 최대 규모로 확장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단일 공장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 단지가 된다.

 

이번 투자는 인텔이 주요 고객사 이탈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인 동시에,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뜻이다. 이날 ‘미래는 미국 내에서 만들어진다(A Future made in America)’라는 문구가 걸려 있는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이번 투자는 인텔이 미국 반도체 제조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반도체 제조 분야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라며 “작년에는 삼성과 마이크론 같은 대형 반도체 회사들이 800억달러를 들여 미국에 신규 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이다.

 

초미세공정 적용한 생산 시설 구축

 

인텔은 올해 말부터 오하이오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5년부터 이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 중인 1.8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초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해 자사 최신 반도체를 만들고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외부 업체의 반도체도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1.8나노는 현재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2위인 한국의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2나노 공정과 비슷한 기술 수준이다.

 

 

 

그래픽=송윤혜

 

 

 

이번 투자는 인텔이 작년 3월 파운드리 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하고 미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후 나온 2번째 대규모 생산 시설 확충이다. 인텔은 여러 지역에서 추가 반도체 부지를 물색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오하이오주를 택했다. 오하이오주는 용수·교통망 등 사회기반시설 개량에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30년간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세금 일부를 공제해주기로 했다.

 

이번 투자로 오하이오주에는 투자 초기 단계에 3000개의 인텔 일자리와 7000개의 건설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오하이오가 40개주가 뛰어든 인텔 유치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파운드리 시장 흔드나

 

반도체 절대 강자였던 인텔은 최근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이 자체 칩 개발에 나서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인텔은 작년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의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인텔은 이 위기를 파운드리 사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9일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보다 앞서 네덜란드 ASML의 첨단장비,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계에선 인텔의 시장 진입으로 기존 양강 체제였던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작년 3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는 TSMC(53.1%), 2위는 삼성전자(17.1%)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라며 “이번 투자로 인텔이 외주에 맡기던 자사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파운드리 사업까지 본격 추진하면서 TSMC·삼성전자의 강력한 파운드리 경쟁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인텔의 시장 진입은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에도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일본에도 70억달러 규모의 공장 설립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착공한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dori2381@chosun.com

 

조선일보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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