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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우크라처럼 되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동아시론/김현욱]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입력 2022-02-26 03:00업데이트 2022-02-26 03:22

 

 

 

바이든 中견제 강화, 미중 사이 설 공간 좁아져

우크라 침공 러, 韓도 지정학적 中 영향 지대

美인도태평양 전략 참여해 한미동맹 강화해야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서를 발간했다.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서는 미국의 목표를 중국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전략적 환경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액션플랜(실행 계획)으로 한미일 협력 확대, 통합억지력 강화, 쿼드협력 구현, 경제프레임워크 추진 등이 담겼다. 한일 협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또한 향후 인도태평양 전략의 성공 여부는 동맹국들과의 집단적 노력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참여 압박이 예상되는 이유이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다른 곳에서도 엿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1년간 공석이었던 주한 미국대사의 지명을 단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5월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일본 방문을 계기로 방한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면 쿼드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을 한국과 자연스럽게 협의할 계기가 마련된다. 한국 신정부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는 임기 초부터 본격화했다. 먼저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을 배제시키는 정책에 초점을 뒀다. 주요 첨단산업의 공급망 지도를 촘촘하게 만들고, 이를 토대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쿼드, 오커스(AUKUS) 등을 구축해 유연하게 인도태평양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슈별로 관련된 국가들과의 소(小)다자주의 구축은 바이든 정부 정책의 특징이며, 쿼드를 아시아판 나토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도 차별화된다. 올해 추진할 계획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역시 자유무역체제 복원,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경제(AI, 6G 등), 탈탄소 협력, 인프라 협력 등 다양한 모듈로 구성될 것인데, 모듈별로 적합한 국가들과의 유연한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바이든의 미중 전략경쟁이 제로섬 게임이라는 데 있다. 냉전 이후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중국을 편입시키려는 정책이었다. 2001년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중국의 경제 시스템을 바꾸고 궁극적으로 중국의 정치체제 변화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소위 미국 중심 체제 내에서의 미중 경쟁을 시도했다.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중 관계는 주요 2개국(G2) 협력관계로 치달았지만, 중국의 부상이 본격화하면서 트럼프 시절 대중국 정책은 체제 경쟁으로 악화됐다. 미중 관계는 이념 대결 속에 신냉전의 도래를 암시하는 관계로 격화됐다. 이에 비해 바이든의 중국 때리기는 중국의 변화가 아닌 대중국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동맹국들에 중국 견제에 대한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은 과거 미중 사이에서 누리던 외교적 공간을 더 이상 누리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이미 작년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외교적 방향성을 결정했다. 한미 양국은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또한 미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대한 경제적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즉,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전기차 생산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체는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로 미국은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구축의 효과를 얻게 됐으며, 한국은 미국 시장 진출 확대 및 기술 고도화를 얻었다. 한미 양국은 또한 남중국해 및 여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한국은 미중 경쟁 구도에서 한미동맹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냉전 이후 나토의 확장이 우크라이나까지 이어지자 안보 위기를 느낀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감행했다. 과거 구소련 영토이자 자국의 앞마당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냉전 이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한국은 70년 동안 미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중국 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한 한반도는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동참을 원하고 있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한국이 미래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도록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를 통한 한미동맹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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