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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수위서 힘 못 쓰는 ‘김종인계’···장제원 실장 영향?
입력2022.03.16. 오후 4:48 수정2022.03.16. 오후 5:02
박순봉 기자
[경향신문]
김종인계 인사들 인수위원 명단에 전무
‘인수위 실권’ 장제원 입김 영향 시각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김종인계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 본인은 물론 김종인계 인사들이 인수위원 명단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임태희 전 총괄선대본부장이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임명된 것이 유일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과 결별한 후 구성한 선대본부에서 김종인계를 배제한 흐름이 인수위에서 이어지고 있다. 윤 당선인 최측근인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김 전 위원장이 앙숙이란 점도 영향을 준 걸로 해석된다.
16일 기준 인수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김종인계는 없다. 김 전 위원장은 인수위는 고사하고 당선인 고문 역할도 받지 못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본부 전신인 ‘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의 뼈대인 ‘3김 체제’(김종인·김한길·김병준)에서 중심축이었다. 선대본부로의 전환, 그리고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 후 출범한 인수위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나머지 ‘2김’인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과 김병준 전 상임선대위원장이 각각 인수위 내 국민통합위원장과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것과 대조적이다.
김종인계의 운명도 김 전 위원장을 따라가고 있다. 김종인계 인사는 소위 ‘3태’(임태희·금태섭·정태근)와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선대위 핵심이자 김 전 위원장 직할부대였던 총괄상황본부에서 이들은 중심적 역할을 했다. 임태희 전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은 총괄상황본부장, 금태섭 전 의원은 전략기획실장, 정태근 전 의원은 정무대응실장, 김근식 교수는 정세분석실장을 맡았다. 윤 당선인이 지난 1월5일 김 전 위원장과 결별한 후 출범한 선대본부에서 김종인계는 자취를 감췄다.
김종인계 중 대선 이후 임명된 이는 임태희 당선인 특별고문이 유일하다. 임 고문은 김종인계이기 이전에 이명박(MB)계로 분류된다. 윤 당선인 측근 의원 그룹들이 대부분 MB계란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과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월5일 결별 직전까지 선대위 구성 방식을 두고 의견 차이를 벌이며 주도권 싸움을 했다. 당시 장제원 비서실장을 비롯한 당선인 측근 의원 그룹들은 김 전 위원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특히 장 실장은 김 전 위원장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시절부터 연일 공개적으로 김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과 장 실장 사이가 껄끄럽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김종인계의 몰락 배경에는 인수위에서 실권을 가진 장 실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외곽에서 윤 당선인과 당선인 인사를 두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당선인으로부터)전화나 한번 받았다.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했고, 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을 향해 “지금 보면 그냥 금방 모든 것이 쉽게 될 것 같이 (하는) 인상이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를 비롯한 인선에 대해 “당선자가 정치를 처음 해보니까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며 “일단 정치를 시작할 적에 주변에 와서 도와준 사람들에 취향이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을 임명을 두고 “인수위가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국민통합을 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하고 할 수 있는 데가 아니다”라며 “본인이 선호하는 사람이니까 임명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단순히 젠더 문제 때문에 남성 쪽의 편을 든다고 해서 여가부를 없애버려야겠다는 건 기본적으로 좀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정치부 정당 출입 기자입니다. 국회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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