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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글로벌 투자지도 바뀐다 [김영필의 #월스트리트]

 

 

 

입력2022.03.27. 오후 5:57

 

김영필 기자

 

 

서방의 러 제재, 세계화 후퇴 요인 전망

中은 미·유럽 의존도 줄이기 나설 것

월가의 신흥국 투자 열기도 갈수록 식어

코로나 겹쳐 전세계 성장둔화 불보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세계화의 종언은 증시와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준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세계화를 후퇴시킬 것이며 경제적 연계가 줄어들면 세계는 더 낮은 성장과 혁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가계와 기업의 실질 투자수익률도 모두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경제 전문가인 아담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이 최근 포린어페어즈에 기고한 글이다. 현재 미국 경제계에서는 이제 세계화가 끝났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갈래는 크게 세 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러시아 제재에 따른 에너지·곡물 등 국가 안보 문제 부상, 중국과 미국의 갈등에 따른 블록화 심화다.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화의 흐름이 약해지던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중국의 주요 공장들이 셧다운(폐쇄)을 하고 기초 의료 장비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유럽연합(EU)은 40%에 달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한다. 밀·옥수수의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에 대한 두려움은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미국과 갈등을 빚어온 중국은 미국 의존도 감소와 자체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6일(현지 시간) “서방에서 제재를 받은 러시아나 이를 지켜보는 중국 입장에서는 확실히 미국과 유럽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더 밀착할 수 있으며 세계화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예전같지는 않게 될 것이다. 이는 기업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멀어지고 투자가 어려워지면 기업 매출도 타격을 입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 세계화는 전 세계의 노동력과 공급망을 이용해 가장 싼값에 만든 제품을 가장 많이 팔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세계화가 이제 끝났다”는 진단을 내리면서 1990년대 초 옛 소련 붕괴로 시장이 커진 것이 월가 성장의 배경이었다고 거론하기도 했다. 뒤집어보면 앞으로는 그만큼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중국은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현실에 직면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외국인은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95억 달러(약 11조 6200억 원)를 회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있었던 2020년 3월(106억 달러 매도)을 제외하면 월간 기준으로 2014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정세 변화 속에 글로벌 투자 지도가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 세계에서 10조 달러어치의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은 러시아 채권 구매와 인덱스 편입을 중단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JP모건은 러시아를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했다. 월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같은 자국 기술 기업 때리기를 계속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 기업의 증시 퇴출과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며 “월가의 신흥국에 대한 열기가 갈수록 식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9년 약 550억 달러가 유입됐던 신흥국 채권 투자 뮤추얼펀드는 지난해 40억 달러가 순유출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유출 규모 73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는 미국 증시 퇴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웨이보가 회계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상장폐지가 가능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적지 않은 중국 기업이 미국 정부의 제재에 본토나 홍콩 증시로 옮겨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세계화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세계화의 동력이 약해진 측면이 있다고 시인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2위와 11위 수준인 중국과 러시아의 탈서방 움직임은 돈의 흐름을 바꾸게 될 것이다. 투자 대상이 줄면서 기대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뉴욕=김영필 특파원(susopa@sedaily.com)

 

서울경제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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