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트럼프, 푸틴에 또 SOS…"바이든 아들 비리 공개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2022.03.30 14:18
업데이트 2022.03.30 14:43
김서원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G20 정상회담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크렘린궁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비리'에 관한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두번의 대선에서도 크렘린궁에 손을 내밀었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우파 성향 온라인매체 저스트더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과거 러시아 재벌로부터 350만 달러(약 42억원)를 받았다는 의혹을 다시 꺼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한 답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그 답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CNN은 어떤 증거가 있는지, 크렘린궁이 그런 정보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트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부터 헌터 바이든과 관련한 의혹을 줄곧 제기했다. 당시 공화당은 상원 보고서를 통해 헌터가 설립한 회사가 전직 모스크바 시장의 부인이었던 러시아 재벌 옐레나 바투리나로부터 350만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 헌터는 우크라이나·중국 등 외국에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며 상당한 보수를 받았다. 이와 관련, 미 법무부는 헌터를 대상으로 이러한 거래와 잠재적인 금융 범죄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바이든 일가가 사익을 위해 부패를 저질렀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CNN이 전했다. 헌터는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2010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차남 헌터 바이든이 한 대학 농구 경기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는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처사라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도움을 받으면서까지 국내 정치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부정적인 가운데,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큰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기회일 뿐"이라고 전했다. WP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88%가 푸틴 대통령에 부정적인 견해을 갖고 있다며, "오사마 빈라덴 급"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정치적 조력을 공개적으로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파헤치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힐러리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하라고 부탁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또 지난달 2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두고 "천재적"이라고 표현해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하며, 본인이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 침공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금 대선이 치러진다고 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