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 지식정보센터

국내 뉴스

 

 

중앙일보

경제 경제일반

'1400만 개미'가 원한대로 됐다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금지"

 

 

입력 2023.11.05 19:12

 

업데이트 2023.11.05 19:39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김경희 기자 

오효정 기자 

구독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오는 6일부터 24년 상반기(24년 6월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오는 6일부터 24년 상반기(24년 6월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내년 6월까지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다. 지금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속한 대형주 350개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허용되고 있는데, 다른 종목까지 모든 공매도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 투자에서 유리해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여 있다는 개인투자자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하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공매도 금지 기간에 공매도 제도 전반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 전략이다. 주가가 내려야 차익을 얻을 수 있는 특성 때문에, 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주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부정적 소문이나 평가를 퍼뜨리는 식으로 주식시장을 교란한다는 것이다. 국내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 대 기관·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2대 98 수준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조치의 이유로 급증하는 시장 불확실성을 들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의 둔화가 이어지는 데다가 이스라엘-하마스의 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HSBC와 BNP파리바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적발된 것이 이번 결정에 결정적인 트리거(방아쇠)가 됐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거의 관행적인 불법행위를 그대로 놔두고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이걸 개선하는것이 저희의 법적 의무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는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매도 관련 불공정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금지 기간에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개인과 기관 간 대주 상환기간, 담보비율 등의 차이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차입 공매도와 관련해 개인 투자자의 상환기관은 90일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제한이 없다. 담보비율 역시 개인은 120%로, 외국인·기관(105%)에 비해 높다.

 

정부는 또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정치권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도 대안을 검토한다. 아울러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 조사도 실시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는 6일 20명의 인력으로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할 예정”이라며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과징금과 형사처벌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 신뢰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치권의 압박에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간 금융당국은 공매도는 ‘글로벌 스탠다드’이며 충분한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총선을 앞두고 1400만 개인 투자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기존의 입장에서 급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메가 서울’에 이은 여권의 총선 전략 2탄인 셈이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사실 공매도는 시장의 가격 거품을 막고, 증시 변동성을 줄이는 순기능이 있다.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정부의 공매도 제한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가로막은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학계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공매도와 주가 간 상관관계가 명확한 것도 아니다. 2008년 금융 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과거에도 3차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지만 주가는 오르기도, 떨어지기도 했다. 공매도 금지보다는 당시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이 한국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공매도(short selling)=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로,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 되갚아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기법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A주식을 빌려 주당 1만원에 팔고 며칠 후 그 주식이 7000원으로 하락했을 때 다시 매입해 되갚는다면 주당 3000원의 수익을 얻는 식이다. 반대로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경우 큰 손실을 본다.

 

 

김경희·오효정 기자 amator@joongang.co.kr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Hit)(Hot)= (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윤-리 총리 "외교안보 대화 신설…FTA 2단계 협상 재개"(종합) ...[2024-05-26] viemysogno 2024.05.26
3777 (KBS 박효인) 정부, ‘물가관리TF 가동’…우유 등 7개 먹거리 품목담당 지정 ...[2023-11-05] viemysogno 2023.11.05
3776 (디지털타임스 김경렬) `개미들의 적` 공매도… 6일부터 전면 금지 ...[2023-11-05] viemysogno 2023.11.05
» =Hot= (중앙일보 김경희 오효정) '1400만 개미'가 원한대로 됐다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금지" ...[2023-11-05] viemysogno 2023.11.05
3774 (디지털타임스 한기호) "인요한에 `당신민족 언어` 쓴 이준석, 혐오발언 유엔 제소감" 3지대 신당서도 비판 ...[2023-11-05] viemysogno 2023.11.05
3773 (디지털타임스 한기호) 朴 손잡고, 明 찾아가 악수…尹지지율 39.1%로 급등해 40% 눈앞 ...[2023-11-05] viemysogno 2023.11.05
3772 (뉴시스 하지현) 이준석, 부산 찾아온 인요한에 "환자는 서울에"…회동 불발(종합) ...[2023-11-04] viemysogno 2023.11.04
3771 (뉴시스 박광온) 이·팔 전쟁 규탄 주말 도심 집회…"대량 학살 중단하라" ...[2023-11-04] viemysogno 2023.11.04
3770 (채널A 이현수) 인요한, 이준석 만나러 깜짝 부산행…토크콘서트 참석 ...[2023-11-04] viemysogno 2023.11.04
3769 =추천= (중앙일보 박진호 김정석) 날마다 수천마리 버린다…'1마리 수십만원' 참치 풍년에 울상 왜 [극과 극 한반도 바다] ...[2023-11-04] viemysogno 2023.11.04
3768 (디지털타임스 강민성) 정신나간 건보공단...환자명·주민번호 담긴 책자 배포했다 회수 ...[2023-11-04] viemysogno 2023.11.04
3767 (JTBC News 유튜브) 박왕열 "취재진 죽이겠다"…보도 직후 측근 통해 살해 협박 / JTBC 뉴스룸 ...[2023-11-03] viemysogno 2023.11.03
3766 (매경이코노미 배준희) 기대 이하 성적인데...“아모레퍼시픽 사라”는 증권가, 왜? ...[2023-11-03] viemysogno 2023.11.03
3765 (디지털타임스 최상현) [기획] 줄잇는 물가폭탄, 빗나간 물가예측 ...[2023-11-03] viemysogno 2023.11.03
3764 =추천= (세계일보 조병욱·유지혜) 예상보다 센 혁신안…당 '3대 핵심 축' 압박한 인요한 [인요한 ‘2호 혁신안’ 파장] ...[2023-11-03] viemysogno 2023.11.03
3763 [Comment] - (유튜브 달란트투자) 주가 바닥인 이 주식, 조만간 무섭게 오른다|이형수 대표 2부 ...[2023-11-03] viemysogno 2023.11.03
3762 (KBS 노태영) [속보] 국민의힘 혁신위 “‘지도부·중진·친윤 핵심’,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해야” ...[2023-11-03] viemysogno 2023.11.03
3761 (KBS 김민경) 정부-의협 ‘의대증원’ 평행선…의협 “과학적 근거로 정원 책정해야” ...[2023-11-02] viemysogno 2023.11.02
3760 (중앙일보 김나한) [단독] 한의협 "한의대 정원, 의대로 전환" 정부에 정식 건의 ...[2023-11-02] viemysogno 2023.11.02
3759 (경향신문 강은 김경민) 경호 전문가들이 본 ‘남현희 전 연인’ 전모씨 사진 “딱 봐도 사기네” ...[2023-11-02] viemysogno 2023.11.02
3758 (디지털타임스 정석준) 13개월만에 수출 플러스… 경기회복 `신호탄` 쐈다 ...[2023-11-02] viemysogno 2023.11.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269 Next
/ 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