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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권역별 비례제 가닥…'병립형 회귀' 비난·시민사회 반발 예상

 

 

이종희 님의 스토리

• 11시간

 

 

 

선거제를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던 더불어민주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동형을 주장해왔던 세력들과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9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주 내로 선거제 관련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병립형 회귀와 연동형제 유지 두 가지 안에 대해 조만간 지도부가 결정하고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두고 현행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두고 의견이 갈린 상태였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론을 못 내자 현재는 제3의 방안으로 병립형을 전제로 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사실상 병립형으로 회귀를 의미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병립형을 선택하게 되면 선거에서 다수의 의석을 확보하는데는 유리하지만 선거제도 개혁 공약을 스스로 파기했다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렵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11월 라이브 방송에서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바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체 비례 의석 47석을 전국 단위가 아닌 수도권, 중부권, 남부권 등 세 개의 권역으로 나눠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지역주의 완화에 강점이 있다. 영호남이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민주당 의원이, 호남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입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기존 병립형 제도는 전국에서 3%의 정당 득표율을 얻으면 비례 의석을 배분받는데, 권역별로 나뉘면 최소 8% 이상 득표를 얻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선거제도 타협안으로 '소수정당 배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이는 각 권역 비례 의석의 30%를 정당 득표율 3% 이상을 얻은 소수 정당에게 먼저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시행하면 소수 정당은 최소 15석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제안은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을 내세워 병립형 회귀 비판 여론을 최소화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부작용을 상쇄하면서 연동형의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소수정당이 원내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에서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해 소수 정당 배분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재차 밝혔다. 박병영 공관위 대변인은 "임 위원장이 여야 협상이 가능하고 지역 균형 안배가 가능한 소수 정당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국회에서 속히 타결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선거제는 총선승리와 당의 운명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소"라면서 "당원이 주인인 정당에서 당원의 뜻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권역별 비례제 도입을 위한 전당원 투표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발언들이 지도부의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연동형을 약속한 바 있어 병립형으로 돌아가기 위해 운을 띄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선거제도에 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주변을 통해 여론몰이를 하는 모양새"라며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고 직접 설득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도부가 권역별 비례제로 입장을 정한다면 당내 반발은 피할 수 없다. 현행 준연동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 80명은 지난 26일 "병립형 퇴행은 비례 몇 석을 더 얻으려다 253개 지역구에서 손해 보는 소탐대실이다. 지역구 민주당, 비례 연합으로 연동형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민주당 전체 의원은 164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연동형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연서명에 참여한 김두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병립형으로 야권의 비례의석을 독점하면 우리 민주당 의석은 몇 석이 늘어나겠지만 민주 진보 개혁 진영의 전체 의석은 굉장히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선거제 퇴행으로 명분도 잃고 이로 인해 윤석열 정권에 대항을 하는 연합 전선도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도 연동형 약속을 이행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래경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류종열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 등 시민사회 원로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대한민국 국민의 판단과 진보개혁정당들의 결의와 노력을 믿고 연동형 결단을 신속히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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