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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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셰일오일의 생산량 상승을 이끌었다는 ‘재수압파쇄법’(re-fracking)과 관련한 외곡된 정보를 본 칼럼에서 바로 잡고자 합니다.
‘재수압파쇄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미 수압파쇄법으로 시추가 끝나 폐쇄된 유정에 기존보다 더 많은 균열을 만들어 재시추를 진행하는 기술입니다.
이선철 대표가 유튜브에서 언급하였듯이 언더스탠딩 영상에선 ‘재수압 파쇄법’이 최근 개발된 신기술 이고 이가 현재 셰일오일의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 바 있습니다..
먼저 정확히 다시 짚고 넘어갈 부분은 ‘재수압파쇄법’은 결코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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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수압파쇄법을 활용하여 가동중인 유정 수/ 2011년~2015년>
‘재수압파쇄법’은 2011년에도 시장 곳곳에서 많이 사용되온 기술입니다. 위 차트에서 확인 가능하듯 이미 2015년도 당시에도 약 200곳의 유정에서 재수압 파쇄법을 ‘널리’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현재도 총 5800곳의 유정 중 약 200곳의 유정이 사용하는 것으로 당시와 비슷)
또한, 언더스탠딩에서는 하기 차트의 빨간색 그래프를 언급하며 재수압파쇄법을 활용하여 가스의 재생산이 가능해지고, 심지어 원유까지 추가적으로 시추가 가능해졌다고 언급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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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key유정의 가스 생산량 (빨강) vs 원유 생산량 (초록) / 1980년~2006년>
언급된 바와 같이 재수압 파쇄법을 사용하여 가스와 원유가 생산된 것은 맞지만, 영상에서 사용된 데이터는 최근 데이터가 아닌 1980~2006년까지의 데이터를 나타낸 차트입니다.
영상에서 언급된 젤을 사용한 ‘재수압파쇄법’ 기간은 1992년~2000년 , 물을 사용한 ‘재수압파쇄법’ 기간은 2000년~2006년에 해당됩니다.
<상기 차트의 년도 부분 확대표>
또한, 위 차트를 보면 재수압 파쇄법이 1992년에도 사용된 기술이었다는 점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면, (언더스탠딩의 날림 보도?는 일단 차치하고) 왜 재수압파쇄법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보편화되지 않았을까요? 언더스탠딩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23년 9월 현재 기준으로도 재수압 파쇄를 사용한 유정은 약 200여곳 뿐으로 지난 8년간 ‘재수압 파쇄법’의 사용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그들에 따르면 ‘천지개벽할 생산성 향상 기술’이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수압파쇄’법은 여전히 시장에서 각광받지 못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재수압파쇄법은 재파쇄 과정에서 기존의 수압파쇄법 보다 심각하게 주변의 유정 및 지층이 손상될 수 있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수압파쇄법 자체가 막대한 양의 물과 화학약품을 필요로 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미국내 주요 유정은 텍사스와 같은 사막기후지역에 몰려 있고, 가뜩이나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담수의 1% 이상과 화학약품을 사용해야 되는 재수압 파쇄법은 미국내에서 환경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적합하지 않아 아직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거의 기술을, 그럼에도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은 기술을 뭔가 새로운 기술인 양 보도하며 최근 유가의 하락의 원인으로 돌리는 일부 언론들의 행태는.. 장기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릴 것을 전망하는 저희의 입장에선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또한, 해당 영상에서는 미국 셰일 오일을 시추하는 수평 시추의 ‘엄청난’ 기술발전으로 기존 시추관의 길이를 크게 늘려 막대한 양의 셰일오일을 추가로 시추 가능하게 되었다고 언급합니다.
실제로, 미국내 수평 시추방식의 유정들의 시추관 길이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 연도별 미국 내 지역별 수평 유정의 평균 길이>
다만, 수평 시추 시추관 길이가 길어질수록 시추공 배치, 저류층 탐색, 수압 파쇄에서 더 큰 복잡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한 비용 증가, 타 유정에 대한 기존 유정의 침범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게 됩니다.
또한 이는 생산성 측면에서도 그리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수평 시추 유정의 길이가 1만5천피트인 유정은 1만 피트인 유정에 비해 절대 원유 생산량은 증가하지만, 피트당 누적 원유 생산량은 감소하게 됩니다.
<유정 피트당 누적 석유 생산량/ 1만피트 (파랑) vs 1만5천피트(주황)>
작년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밥 브래킷은 기존 유정에서 3마일을 연장하면 피트당 생산량이 13% 감소한다고 주장 하였습니다. 그는 또한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실제 데이터를 통해 손실된 생산성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개발되고 있는 수평 시추 연장 방식 그 자체도 어떤 면에선 비생산적이란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23년에 있었던 미국발 원유 생산량 증가는 어디서 나타났을 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소규모 셰일 기업들에서 찾아야 합니다.
댈러스 연준의 에너지 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셰일기업들은 원유 생산량 증가를 2023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무리하게 시추를 진행 하였습니다.
소규모 셰일 기업들이 이와 같이 무리하게 원유 시추를 진행한 이유는 바로 그들의 기업 매각 계획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싶히 최근 에너지 업계에서는 각종 M&A가 활발히 진행되는 추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규모 셰일 기업들은 대형 셰일 기업들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생산량을 최대한 늘려 매각 가치를 높이고자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23년 대형 셰일 기업들은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생산량을 줄이고, 잉여 현금으로 M&A와 배당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소규모 셰일 기업들의 원유 생산량은 2023년 미국 전체 생산량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즉, 진정한 생산 여력 혹은 신기술로 인한 생산성의 기적 같은 향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닌 일회성 요인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여력을 담아 23년에 생산한 것이 팩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철 대표가 매크로 투데이에서 언급했듯이 미국의 예상치를 초과한 8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 중 40만배럴 이상은, 23년 11월 15일부로 시작된 에너지 정보청의 집계 방식의 변화 (정유제품까지 포함시키는)을 통해 이뤄진 것이고 소형 셰일 기업들의 쥐어짜기로 인한 생산은 고작해야 3-40만배럴 초과한 것이 됩니다.
결국- 소규모 셰일 기업들이 대형 셰일 기업들에 매각 되고난뒤에는 대형 셰일 기업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생산량을 줄이게 될 것은 당연지사며. 자연히 이는 원유 생산량 감소로 결국엔 연결됩니다. 즉 2023년의 예상치를 초과한 일회성 증가 요인으로 보는게 가장 맞는 해석입니다.
본 칼럼을 통해 ‘재수압파쇄법’과 ‘수평 시추 방식’에 대한 정확한 내용 전달에 도움이 됬길 바라며, 한국의 많은 투자자분들이 거시경제에 대한 정확한 시야를 가질수 있는 계기가 됬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신뢰를 받는 대형 채널이 특정 매크로나 산업 섹터에 대해 보도할때 좀 더 신중히 보도하시어, 국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됬으면 합니다.
텍스트, 스크린샷, 라인, 그래프이(가) 표시된 사진 자동 생성된 설명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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