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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되고 싶었냐?" …中, 때아닌 '노예 가마 논란'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 1시간 전

 

 

 

 

 

중국서 때아닌 '노예 가마' 논란이 뜨겁다. 펑파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신위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중국의 한 유명 여행 블로거는 최근 충칭시 우롱현에 위치한 협곡 '톈셩산차오'를 유람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

 

 

 

 

"귀족 되고 싶었냐?" …中, 때아닌 '노예 가마 논란'

"귀족 되고 싶었냐?" …中, 때아닌 '노예 가마 논란'

© 제공: 한국일보

 

 

 

중국 남서부 충칭의 유명 관광지 톈셩산차오를 여행 중인 한 유명 블로거가 가마에 올라 산길을 오르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블로거가 사람(가마꾼)을 노예 취급했다"며 비난했다. 바이두 캡처

 

동영상 속 이 블로거는 화간(滑竿)꾼으로 불리는 현지인들에게 일정한 돈을 지불한 뒤 가마를 타고 협곡을 올랐다. 영상 속에서 가마를 들쳐 멘 두 명의 남성은 연신 헉헉거리는 숨소리와 땀을 쏟으며 협곡을 올랐고, 반면 가마에 올라탄 블로거는 가마에 올라앉아 편안히 웃으며 주변 경치를 만끽했다.

 

 

 

 

이 동영상은 이달 중순 들어 '노예 가마'라는 이름으로 중국 각종 인터넷 포털과 동영상 업스트림 플랫폼에 퍼졌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블로거를 비난했다. "돈을 주고 귀족이 된 기분을 구매한 천박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오를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인간의 존엄을 짓밟냐"는 지적부터 "아버지 뻘을 노예처럼 부리니 기분이 좋냐"는 비아냥, 심지어 "중국 사회주의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는 주장까지 쏟아졌다.

 

협곡을 끼고 있는 중국 유명 명승지에서는 돈을 받고 관광객을 가마에 태워주는 화간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해당 지방정부의 승인을 받은 가마 회사가 고용한 인원들이다. 이용객 몸무게를 기준으로 정한 가격표도 존재하는 엄연한 '운임 사업'이다. 이미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가마 관광'에 중국인들이 새삼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귀족과 노예를 대비시킨 듯한 장면이 평등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정서와 충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졸지에 '노예'가 되어버린 가마꾼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우롱현의 가마꾼 니씨는 현지 언론에 "일흔이 넘은 노부모와 아내, 중학생 아이 등 다섯 식구를 먹여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일이 가마꾼"인데, "왜 사람들이 내 일을 나무라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다른 가마꾼도 "이번 논란으로 가마를 타려는 관광객 수도 줄어들진 않을까 걱정된다"고도 했다.

 

우롱현의 가마꾼으로 일하는 60여 명 대부분의 본래 직업은 농부이다. 농사만으로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빠듯한 이들이 가마꾼을 부업으로 삼았고, 그 덕에 한 해 평균 5만 위안(약 970만 원)의 별도 수입을 챙길 수 있다. 고되지만 생계를 잇는 데 적잖은 보탬이 된다.

 

중국 언론들은 자신들의 정서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가마꾼을 노예로 여긴 자국 네티즌들의 경솔함을 꾸짖었다. 충칭 지역 매체 상유신문은 23일 논평을 통해 "가마에 탈지 말지는 관광객의 자유이고, 이 가마를 들지 말지 또한 가마꾼의 몫"이라며 "다만,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 해주는 이들의 노동도 다른 노동과 마찬가지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둥성 지역의 일간지 양청만보는 "(네티즌들의 비난은) 노동의 가치와 존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결과적으로 가마꾼들을 위하기는커녕 무례한 행동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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