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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크라전 중재론 재부상…SCMP "협상 주도 시기 무르익어"

 

 

인교준 기자 님의 스토리 •

54분

 

 

 

우크라 대공세 실패와 나토 확대·佛 파병론 등 러에 불리 전황 속 中 역할론 나와

 

"러에 압력 가능한 유일 강대국"…中총리, 내달 러·우크라, 유럽서 중재 외교 나설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2년 전 개전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모두 영향력을 작지 않은 중국의 역할론이 제법 기대를 모았으나 중국의 '한계'로 사그라들었다가, 최근 전세(戰勢) 변화 속에서 중국 역할론이 다시 거론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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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제공: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등의 지원 감소와 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 '실패' 속에서도 서방 제재 강화와 중립국이었던 핀란드·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파병론 등으로 대(對) 러시아 경제·안보 위협이 오히려 가중되는 속에서 중국의 역할이 관심을 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낼 협상을 주도할 때가 무르익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SCMP는 "중국은 그동안 중재자 역할을 하려 했으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때가 도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은 스스로 중재자로 규정하고 나름의 중재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제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차례 만난 데 이어 작년 4월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중재 노력을 기울였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에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대화 재개와 휴전 모색, 핵무기 사용·사용 위협 금지,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등 러시아 제재 중단을 포함해 12개 항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자국의 우크라이나전 중재 특사인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에게 폴란드·프랑스·독일·벨기에 그리고 러시아를 찾도록 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문제는 중재에 나선 중국의 '입장'이었다. 중국은 전쟁이 2년여 지속돼온 지금까지도 침략국인 러시아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공개적인 비판을 하지 않은 채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만 펴왔다.

 

외견상 중립적인 태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편들기'였다는 게 미국 등 서방의 시각이었다. 중국 중재론에 의구심을 품은 직접적인 이유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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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제공: 연합뉴스

 

 

SCMP는 여러 분석가를 인용해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으나 "이제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대공세 실패 등의 전세는 중국 중재론에 기회의 창을 제공하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 편들기에 치중해온 중국의 입장도 문제였지만, 서로 승리를 장담했던 이전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실질적으로 전황이 불리해진 점이 중국 중재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對)러시아 지렛대가 이전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금수 조치로 대체지인 중국 등에 가스와 원유를 싼값으로 팔고 있는 러시아는 근래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 제재 강화로 어려움에 부닥친 상태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2022년 12월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을 설정해 시행해온 가운데 근래 상한선을 더 낮추거나, 품목을 확대하는 등의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용 자금을 옥죄겠다는 시도로, 러시아로선 경제적으로 더 곤궁해질 수 있다.

 

상하이 화둥사범대의 장신 국제관계학과 부교수는 "중국은 평화적 협상 추진,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 금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 등이 포함된 안(案)을 들고 중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서방의 주문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경제적으로 러시아에 중국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양국이 "종종 함께 행동한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외국어대 중동문제연구소의 판훙다 교수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을 정도의 대러 영향력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서방 국가와는 달리 러시아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올버니대 청천 정치학 교수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맹으로 실질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라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제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하길 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 성공한다면 이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천 교수는 "무엇보다 중국 중재로 전쟁이 종료된다면 유럽 일부 국가는 물론 개발도상국들에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크게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리창 중국 총리내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유럽 일부 국가를 방문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중국이 다시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중재 외교를 펼 것이라고 SCMP가 전했다.

 

이에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리쯔궈 연구원은 "결국 미국이 종전 열쇠를 쥐고 있다"면서 "미국이 다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 중국 중재는 수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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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중국 총리와 시진핑 국가주석

리창 중국 총리와 시진핑 국가주석

© 제공: 연합뉴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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