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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들 한탄이 상춘객 감탄으로… 애잔한 기억 찾아나선 173.2㎞[박경일기자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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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들 한탄이 상춘객 감탄으로… 애잔한 기억 찾아나선 173.2㎞[박경일기자의 여행]
입력 2023-05-04 09:06
업데이트 2023-05-04 11:55
박경일
강원 영월 망경대산 자락의 옛 탄광마을 모운동에서 시작하는 ‘운탄고도 1330’ 3길의 시작지점. 이쯤에서부터 탄광이 번성했던 시절 석탄 더미를 실은 트럭이 오가던 산중의 길이 시작된다. 운탄고도는 다른 걷기 길과는 달리 한쪽의 시야가 트이고 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길의 폭이 넓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영월에서 떠나는 운탄고도 1330
9개의 코스 중 2길~3길 추천
걷는내내 한쪽으로 시야 트여
청령포 서강변 풍경보며 출발
복병같은 고갯길선 숨 차올라
망경대산 품은 예밀2리 마을
산등성이서 만난 뜻밖의 폭포
‘꽃절’ 망경산사 금낭화 만발
만경사서 내다보는 조망 압권
30→1만명 번성했던 모운동
폐광 뒤 썰렁한 빈터만 남아
3길부턴 탄광의 흔적 곳곳에
갱도 기둥·광부 동상 등 눈길
영월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운탄고도(運炭高道). 2011년 초가을에 그 이름을 문화일보가 처음 붙여줬습니다. 그해 9월 정선의 화절령에서 시작해 백운산과 두위봉, 질운산의 어깨를 짚고 새비재(조비치·鳥飛峙)까지 옛 탄광의 자취를 따라 이어지는 25㎞의 임도를 걸었습니다. 그 길을 다 걷고 나서 든 생각. ‘아, 이렇게 좋은 길에 이름이 없구나.’ ‘석탄(炭)을 운반(運)하던 높은(高) 길(道)’이란 뜻을 담아 운탄고도의 이름을 붙이게 된 연유입니다. 짐작하다시피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티베트를 넘어 네팔과 인도로 이어지는 육상무역로 ‘차마고도’에서 따온 이름이지요. 차마고도의 거대한 규모와 까마득한 시간의 깊이에는 감히 견줄 수는 없지만, 길에 새겨진 이야기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운탄고도 역시 능선에서 협곡으로 이어지는 압도적인 거대한 자연경관에다 생계를 위한 탄부들의 고된 노동이 비벼져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