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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대기업 총수 첫 구속...檢 기업 수사 강도 높인다

 

 

 

김신영 기자

별 스토리 • 5시간 전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윤석열 정부 들어 대기업 총수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처음 구속되면서 검찰이 불공정 거래를 비롯해 경영자의 횡령, 배임 등 기업 수사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하루 만에 사건을 담당 부서에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한 시장 경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인 만큼, 검찰 또한 이에 발 맞춰 기업 수사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mironj19@newspim.com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mironj19@newspim.com

© 뉴스핌

 

 

 

◆ 조현범 구속, 대기업 수사 신호탄?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계열사 자금 100억여원을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던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 리한의 박지훈 대표에게 부당하게 빌려준 혐의를 받는다. 그는 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개인 집수리와 수입차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계열사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입해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하도록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를 부당하게 지원한 것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이익을 몰아주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 규모는 200억대에 달한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조 회장 구속을 통해 기업 범죄와 경영자의 일탈 행위에 대한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검찰이 기업을 넘어 경영자 개인을 수사할 경우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다.

 

공정거래 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단계에서는 공정위가 주로 법인만 검찰에 고발하지만, 한국타이어 사건처럼 검찰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벌일 경우 과징금 이상의 리스크가 발생해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구현모 KT 대표 등이 계열사 일감을 특정 회사에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고발장 접수 하루 만에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이 구 대표와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 8일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시민단체는 지난 7일 구 대표와 윤 부문장이 KT 계열사인 KT텔레캅 일감을 시설 관리 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 이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앞서 공정거래조사부는 부동산 거래 의혹을 받는 아난티와 삼성생명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아난티는 2009년 매입한 서울 송파구의 땅과 건물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삼성생명에 팔면서, 두 배 이상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난티와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 전 임직원이 유착해 이같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해당 임직원의 횡령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락 업체를 대상으로 판촉비 등의 명목으로 222억여원을 부당하게 수취한 혐의를 받는 GS리테일에 대한 수사도 한창이다.

 

 

 

◆ '가구 담합' 선점 수사…수사 조직 확대 움직임도

 

검찰은 최근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주요 가구 업체들의 '특판 가구'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특판 가구는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빌트인 형태로 한 가구당 수천만원대의 가구가 들어가다보니 한 번의 계약으로 대규모 물량이 보장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을 포함한 10여개 가구 업체가 2015년부터 특판 가구 납품사를 정하고자 입찰 담합에 나선 것으로 보고 납품을 한 가구 업체와 납품받은 건설사들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초 가구업체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지난 10일에는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가구 업체들의 담합 행위가 명백하다고 판단해 선제적인 수사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먼저 수사에 나섰더라도, 기소 전까지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격과 물량 담합의 경우 공정위의 경제성 분석이 없더라도 그 자체로 불법이 명확하기 때문에 수사가 지연되기 전에 빨리 증거를 확보해 처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서울중앙지검에 공정거래조사2부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산하의 반독점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범죄 수사 조직을 확대하고 수사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검찰이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뿐만 아니라 기업 총수들의 일탈 행위까지도 손볼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긴장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 관련 전문가인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최근 공정위가 법인 외에 기업 대표 등 개인에 대한 고발을 요청해 검찰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기업들도 공정위 조사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공정위의 조사도 빨라지고 있다"며 "리니언시(자진 신고 처벌 경감) 제도가 공정위와 검찰에 다 적용되긴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양쪽에 다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것"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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