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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마약 우연? 누군가 기획" 野도 혀 내두른 5선의 음모론

 

 

입력 2023.10.27 17:32

 

업데이트 2023.10.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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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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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다. 바보가 아니라면, 누군가 의도하고 기획했을 수 있다”

 

5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잇따른 연예인 마약 투약 의혹을 두고 “우리들의 경험치”라며 내놓은 해석이다. 그는 26일 YTN 라디오에 나와 “역대 정권이 불리할 때 연예인들 마약을 터뜨려 이슈를 이슈로 덮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언급하며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마약 이슈를 이 시점에 터뜨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페이스북에 마약 기사가 정치 기사를 덮고 있다며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윤석열 정권다운 구태의연한 발상. 탄핵이 답”이라고 적었다.

 

민주당 일부 인사가 꺼낸 ‘마약 음모론’이 정치권에서 또 다른 논쟁을 낳고 있다. 난데없는 발언에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5선 의원의 발언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며 “한 마디의 실언으로 민주당의 정치 수준이 이 정도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여권이 궁지에 몰리면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괜히 이상한 주장을 꺼내 왜 실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이념 논쟁을 비판해놓고, 우리까지 이상한 선동에 나서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근거 없는 음모론 제기로 민주당이 빈축을 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하는 유창훈 판사가 “하필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서울법대 92학번 동기”라고 주장했지만, 실은 유 판사가 93학번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취재에 구멍이 있었다”고 말을 번복해야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윤 대통령, 한 장관, 김앤장 소속 변호사 30명이 청담동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자신이 제시한 음성녹취가 허언(虛言)으로 밝혀지면서 “헛발질”이라는 조롱을 들었다. 한 재선 의원은 이때를 회상하며 “일부 사람들 때문에 당 전체가 욕을 먹고 정치인을 조롱거리로 만드는데, 지도부가 경고나 경질을 안 하니 자꾸 반복되는 것”이라는 한탄을 쏟아냈다.

 

이슈만 터지면 “국면 전환용 카드”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잦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불구속 기소가 검찰의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의혹 여론이 일어나니 유동규 씨의 ‘수사 무마’ 진술이 나왔고, 지난 8월 잼버리·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터지니 이 대표 소환통보를 했다”라고도 했다. 지난해 11월 안호영 전 대변인은 검찰이 민주당 당사를 압수 수색을 하자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민적 분노가 큰 상황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국면전환용 정치 쇼”라고 논평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 “저질 음모론 제기”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연예인이 일으킨 물의를 실책을 덮든 데 이용한다는 건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어도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는 클리셰적 발상”이라며 “마약 문제를 정쟁에 이용하는 야당의 태도가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안 의원의 주장에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마약은 정치와 무관하고, 마약은 정치를 모른다. 저 정도면 병 같다”고 꼬집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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