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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2000명… 19년간 묶인 의대정원 확대

 

 

강민성 기자

입력: 2024-02-06 14:43 

 

 

 

 

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했다.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됐던 의대 정원은 19년 만에 늘어나게 된다. 내년 입학한 의대생들은 2031년부터 의료 현장에 배출된다.

 

보건복지부는 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보정심 후 열린 브리핑에서 "10년 뒤인 2035년 수급 전망을 토대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면서 "현재 의료 취약지구에서 활동하는 의사 인력을 전국 평균 수준으로 확보하려면 약 5000명이 필요하다. 또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늘어나는 의료 수요까지 감안하면 2035년에 1만명 수준이 부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1만5000명의 수요 가운데 2035년까지 1만명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면 2031년부터 배출돼, 2035년까지 최대 1만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될 전망이다.

 

정부는 의사 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해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고령화 추이, 감염병 상황, 의료기술 발전동향 등 의료환경 변화와 국민의 의료이용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수급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의 요구에 따라 351명 줄어들었다. 2006년 이후 지금까지 19년간 3058명에 묶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필수의료 붕괴가 현실화되면서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해 왔다. 지방 병원들은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고, 환자들은 새벽 KTX를 타고 서울 대형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다니고 있다.

 

응급실에서 의료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위험한 상황에 부딪히는 '응급실 뺑뺑이'도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의료 분야를 지원하는 의사는 갈수록 줄고 있고,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복지부는 10년 후인 2035년 의사 인력이 1만5000명가량 부족할 것을 고려해 내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늘어나는 의대 입학정원은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배정한다는 원칙 하에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특히, 각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입학 시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도 대학별 입학 정원은 교육부의 정원배정 절차 등을 거쳐 추후 발표한다.

 

의대 증원 발표에 의사단체는 집단휴진, 파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전공의들과 함께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파업 돌입 시 즉시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대정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료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인력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의사 숫자가 부족해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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