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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동맹, 지금은 숙적’...이스라엘과 이란의 ‘그림자 전쟁’ 이번에도 전면전 피할까

 

 

박근태 기자

입력2023.10.09. 오후 6:02  수정2023.10.09. 오후 6:09 기사원문

 

 

 

 

블룸버그 이란-이스라엘 수십년간 분쟁 조명

 

 

이스라엘 보안군이 2023년 10월 8일 이스라엘 가자지구 국경과 가까운 남부 도시 스데롯에서 하마스 무장세력이 장악하고 있던 파괴된 경찰서 밖을 걸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기습작전을 펼치면서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반 세기간 중동을 흔들고 있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그림자 전쟁’에 대한 관심이 새삼 집중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분쟁 가운데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 예멘 반군을 후원하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오랫동안 가장 폭발력이 강한 분쟁으로 손꼽혀 왔다.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주요 석유 수출지역이 직접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자 대리전을 통해 전쟁을 펼쳐왔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9일 “이란 정부는 이번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자신들이 있지 않다고 답했지만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이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심하고 있다”며 양측이 전면전을 피하면서 서로 공격해온 사례를 분석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1950년대만 해도 미국을 위시한 친서방 정책을 펼쳐왔다. 이란의 마지막 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가 통치한 1950년대부터 약 30년간 두 나라는 동맹국으로 지냈다. 하지만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몰락하자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호 관계는 갑작스럽게 끝났다.

 

혁명 직후 새 이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을 제국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반(反)이스라엘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란은 이를 위해 이스라엘과 싸우는 정파인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해왔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이 추진하는 핵무기 개발이 결과적으로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수년 새 벌어진 이란 과학자 암살과 핵시설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레바논은 지금까지 이란과 이스라엘 간에 벌어지는 그림자 전쟁에서 가장 오래된 전선으로 평가된다.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침공하자 이란의 주류 종파인 시아파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민병대를 결성했다. 헤즈볼라는 현재 이란의 핵심 군사력인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마지막 전쟁 이후 헤즈볼라는 다량의 로켓과 미사일을 국경을 따라 배치했다. 현지 매체들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군은 수시로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로켓 공급망을 반복적으로 공격해왔다. 이에 맞서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국경을 따라 이스라엘군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보복을 해왔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새로운 전쟁터가 됐다. 이란은 동맹국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는 한편 헤즈볼라가 이란에서 이라크와 시리아를 거쳐 레바논으로 이어지는 무기의 육로 수송을 쉽게 하려고 시리아를 지원했다. 이스라엘은 무기 반입을 막고 북쪽 국경에서 활동하는 헤즈볼라 활동을 막기 위해 시리아 내에서 이란과 그 동맹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무기 수송 루트에 대해 지금까지 수백 건의 공습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란인들이 폭격에 숨졌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2020년 11월 28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최고 핵 과학자 모흐센 파크리자데의 살해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언론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바다에서도 그림자 전쟁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2019년 양측은 상업용 선박에 대한 보복 공격을 이어가고 있지만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21년 7월 오만 앞바다에서 운항하던 이스라엘 선적 선박이 이란과 연계된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을 받아 영국과 루마니아 선원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보다 앞서 시리아로 향하는 이란의 유조선과 혁명수비대의 부유식 해상기지, 이스라엘인 소유 선박이 표적이 되는 일도 있었다.

 

양측은 서로의 영토 내에서도 국지적인 전투를 이어오고 있다. 이란은 2018년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고원에 설치된 이스라엘군 진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맞서 훨씬 더 강력한 화력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2010년 이후 최소 5명의 이란 핵 과학자에 대한 암살과 이란 내 핵시설에 대한 수차례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2021년 4월 이란은 원심분리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의 폭발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지금까지 나탄즈 농축시설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은 모두 2차례로, 이스라엘은 아직까지도 이 두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2021년 10월 이란 전역의 주유소를 마비시킨 사이버 공격 배후로 지목됐다. 올해 1월에는 이란의 주도시 이스파한 근처의 탄약고가 드론 공격을 받았는데 2개 미국 매체는 이를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이번 하마스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재개되면 전면전 위협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 정부는 “핵무기를 만들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란이 현재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 않지만,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물질을 2주 이내에 생산할 능력이 있으며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경계 화학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2018년 이란에서 입수한 정보 문서에 근거해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란이 핵무기 능력에 도달하면 1981년 이라크와 2007년 시리아를 공격했던 것처럼 공군을 동원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거듭해서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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