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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코인發 암호화폐 쇼크…코인판 '리먼사태' 경고음

 

 

 

입력2022-05-12 18:04:25

수정 2022.05.12 19:02:28

조윤진 기자·김흥록 기자

 

 

 

 

 

■ 꼬리가 몸통 흔든 코인시장

 

테라와 가치 연동 설계된 루나

 

빅스텝發 시장 급락 대응 못해

 

동반 폭락하며 투자자 공포 커져

 

비트코인도 투매…2.5만弗도 위협

 

극단적 레버리지·순환 메커니즘

 

美 의회까지 "규제 필요" 목소리

 

 

 

 

 

테라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비트코인이 1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급락한 것은 ‘김치 코인’이라고도 불리는 한국산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달러나 유로화 등과 1 대 1로 가치가 고정돼 변동성을 줄인 코인) ‘테라달러(UST)’와 이와 연동된 암호화폐 루나의 급락에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지면서다. 업계에서도 이번 사태가 연쇄적이고 장기적인 시장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테라 생태계’ 뭐길래…붕괴 원인은

 

 

12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암호화폐 폭락 사태는 루나와 UST로 대표되는 ‘테라 생태계’가 망가지면서 발생했다. 루나와 UST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 권오형 대표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하는 암호화폐다. 루나만 보면 일반적인 코인과 다를 바 없지만 가장 큰 특징은 스테이블코인인 UST와 ‘연동(페깅?pegging)’된다는 점이다. 페깅은 각기 다른 두 자산을 연동해 그중 한 자산의 가치를 고정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원화 등 법정화폐를 기준으로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UST도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마찬가지로 개당 1달러의 가치를 지니도록 설정됐다.

 

테더와 USD코인(USDT) 등도 스테이블코인이지만 유독 UST만 최근 문제가 된 것은 UST의 페깅 시스템이 오로지 투자자들의 신뢰에만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라와 루나 모델은 이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에만 의존한다”고 비판하고, 블룸버그통신이 “암호화폐 몽상”이라고 꼬집은 것은 이 때문이다. 다른 스테이블코인들은 가치 유지를 위해 주로 달러 채권이나 어음을 준비 자산으로 활용했다. 1달러짜리 코인을 하나 발행하면 예치금 1달러를 넣어두는 식이다. 하지만 UST는 법적·제도적 신뢰 기반이 없는 자체 암호화폐 루나를 통해서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페깅을 유지했다. 예를 들어 UST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인해 1.2달러가 되면 투자자들은 1달러어치의 루나를 시장에서 사서 테라시스템에 주고 1UST로 바꾼다. 그리고 1UST를 시장에 내다 팔고 투자자는 차익을 거두는 대신 시장에는 UST가 공급되면서 가격을 내린다. 반대로 1UST 가격이 0.8달러로 1달러보다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0.8달러로 1UST를 사서 테라시스템에서 1달러어치 루나로 바꾼다. 이 루나를 시장에서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면 되고 시장에는 UST가 줄어들어 가격이 1달러까지 올라가는 식이다.

 

테라폼랩스가 채택한 소위 ‘코인 돌려 막기’식 구상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촉발한 예상치 못한 암호화폐 가격 하락과 UST·루나 동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무너졌다.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UST 가격이 하락하자 자동으로 루나 발행량이 늘었고 이는 루나 가격도 함께 떨어뜨렸다. 결국 루나와 테라 수요가 모두 줄어 가격이 더 떨어지는 식의 나선형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 가격이 전주 대비 99%가량 하락한 루나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 초까지 1년 3개월 동안 1만 8000배 이상 올라 전 세계 1만 9413개 암호화폐 중 상위 10위권에 들 정도의 인기 암호화폐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코인판 ‘리먼브러더스’ 사태 오나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ST 가격 방어를 위해 테라폼랩스가 가진 비트코인을 대거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라폼랩스는 예비금 형태로 40억 달러(약 5조 156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금융위기 사태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UST의 추락은 가상자산 시장의 리먼브러더스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극단적으로 높은 레버리지와 물고 물리는 순환 메커니즘 등 그림자 금융의 특징을 테라 생태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가 미국의 규제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10일 은행·주택·도시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테라USD의 뱅크런 사태를 알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도 같은 날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투자 리스크를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겸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현재의 스테이블코인들은 금융 안전성을 고려해 설계된 게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로 스테이블코인들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도 “UST와 루나 간 독특한 알고리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지난해부터 있어 왔다”며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테라 사태가 테더·USDC로 동일하게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준비금 보유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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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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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65XXC26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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