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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출마 앞둔 바이든, 쏟아지는 악재 넘을 수 있을까?
박종원
별 스토리 • 47분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전용 헬리콥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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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24년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출마 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역대급 악재가 터지면서 대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었다. 일단 여당 내부에서는 최근 입법 성과와 여론을 감안해 바이든을 계속 지지하는 분위기지만 하원을 장악한 야권의 정치 공세에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공식 출마 선언 임박
바이든은 중간선거 다음날이었던 지난해 11월 9일 기자회견에서 출마 선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가족이 함께 내릴 결정”이라며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사이에 부인과 상의한 뒤 내년 초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론 클라인 미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6일 "많은 민주당원으로부터 바이든의 출마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정은 연휴 직후에 있을 것이고 그렇게(출마)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달 2일에 연말연시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에 귀환했다.
6일(현지시간) 미 정치 매체 더힐은 바이든 선임자들의 출마 선언 시기를 비교하며 바이든의 차례가 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전년도 6월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선거 전년도 4월에 선언했다. 조지 W. 부시 및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각각 대선 전년도 5월과 4월에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바이든의 최대 경쟁자로 예상되는 공화당의 트럼프는 지난해 11월에 2024년 대선 출마를 알렸다.
물론 선언을 늦게 한 대통령도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4년 재선에 임하면서 같은해 1월 29일에야 출마 선언을 했다.
미 뉴욕대학교의 대통령 역사학자인 티모시 나프탈리는 "바이든이 클린턴이나 부시, 오바마의 모델을 따른다면 올해 봄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선거 비용이 너무 비싸졌다며 레이건처럼 선거가 열리는 연도에 뒤늦게 출마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촬영된 싱크탱크 펜 바이든 외교·글로벌 참여 센터 건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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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맹공에 스캔들까지 터져
공화당은 출마 선언이 나오기도 전에 바이든을 노린 정치 공세를 시작했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이달 새 회기 시작과 동시에 지난 10일 투표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특별 위원회 설립 및 '연방정부 무기화' 조사 특별 소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문제의 소위원회는 바이든 정부가 미 연방수사국(FBI)이나 법무부를 이용해 국민을 조사하면서 적법하게 활동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법무부와 FBI는 지난해 8월에 트럼프 자택을 압수수색하여 트럼프가 퇴임 이후 기밀문서를 유출했는지 여부를 수사했다. 이에 공화당과 트럼프는 정치 공세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CBS 등 미 언론들은 9일 바이든의 개인 변호사들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전에 미 워싱턴DC 싱크탱크인 펜 바이든 외교·글로벌 참여 센터의 사무실에서 약 10건의 기밀문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무실은 바이든이 2017~2019년에 미 펜실베이니아대학 명예교수로 활동할 당시 사용한 곳이었다. 기밀문서는 바이든이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낼 당시 제작된 문서로 우크라이나와 이란. 영국 관련 브리핑 자료들이 포함됐다.
바이든은 보도 직후 "놀랐다"며 "무슨 내용이 담겨있는 지 모른다"고 답했다.
미 NBC방송은 11일 보도에서 바이든이 사용했던 다른 장소에서 기밀문서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트럼프의 기밀문서 취급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가 필요하다면 바이든의 문서 취급에도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원의 제임스 코머 감독개혁위원장(공화당)은 11일 미 재무부를 상대로 바이든 가족의 금융 거래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바이든은 부통령 재임 당시 차남인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 국영기업 취업 및 비리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헌터의 중국 내 사모펀드 자금 유치 과정 등에도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공화당은 바이든 일가의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헌터까지 청문회장에 세울 계획이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그래프 시작점: 2021년 1월 27일(지지: 55.5%, 반대: 36%)*그래프 종료점: 2023년 1월 11일(지지: 44.1%, 반대: 51.7%)
*자료: 리얼클리어폴리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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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지지율은 긍정적
미 정치 정보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여러 여론조사를 취합해 계산한 바이든의 평균 지지율은 11일 기준으로 44.1%였다. 이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보다 여전히 7.6%p 낮은 수치지만 점차 오르고 있다.
같은날 미 뉴욕매거진은 재선에서 승리한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이 48~58% 사이였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에 앞서 민주당 대통령이었던 클린턴과 오바마의 재선 전 지지율은 각각 54%, 52%였다. 재선에 실패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트럼프의 재선 전 지지율은 각각 37%, 45%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중간선거 이전만 하더라도 바이든의 고령을 이유로 대선주자를 바꿔야한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그러나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지키는 등 참패를 면하고 지난해 핵심 법안이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바이든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발표된 지난해 11월 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약 1년만에 최소 폭으로 올라 최고 약점이었던 물가안정 부문에서도 점수를 땄다.
미 AP통신은 11일 보도를 통해 민주당이 하원에서 밀려난 이후 내부 갈등이 크게 줄었다며 당론이 정해지면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진단했다. 미 하원에서는 이달 7일까지 15차례에 걸쳐 하원의장 선거가 열렸으며 공화당은 하원 과반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분열로 인해 의장 선출에 연거푸 실패했다. 반면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212명 전부가 합심하여 민주당 후보에 투표해 비록 의장 선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례적인 단합을 과시했다. 더힐은 지난 2일 보도에서 바이든이 특별한 건강 이상을 겪지 않는 이상 2024년 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바이든이 트럼프 대신 공화당의 대선 잠룡으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싸운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