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미국, 반도체 이어 이번엔 ‘소재·장비 기업’ 지원 계획 발표
이재덕 기자
입력 : 2023.06.23 20:52 수정 : 2023.06.23 22:17
삼성전자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2022년 8월 모습). 테일러시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2022년 8월 모습). 테일러시 홈페이지 캡처
미국 상무부가 23일(현지시간) 현지에 3억달러(약 3900억원) 이상의 반도체 소재·장비 제조 시설을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계획을 공고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장려를 위해 5년간 390달러(약 51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토록 한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조치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말 반도체 제조공장을 신설·확장 하는 기업에 대한 재정 세부 지원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반도체법에 따른 지원금을 수령할 의향이 있는 소재·장비 기업(웨이퍼 제조기업 포함)은 오는 9월1일부터 지원금 수령을 위한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10월23일부터 본 신청을 거쳐 재정 지원 여부와 규모 등을 미국 정부와 협의하게 된다.
수혜 기업은 투자액의 5~15%를 지원받게 된다. 대체로 미국·일본에 있는 대규모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들이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가을쯤 3억 달러 미만의 중소 소재·장비 시설에 대한 지원 기준도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말 반도체 제조공장 투자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계획을 공개하면서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 이상을 지원받은 기업들에 한해 초과 이익을 공유토록 하고, 자녀를 둔 노동자를 위한 보육 프로그램 등을 따로 마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소재·장비 시설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미국 듀폰사의 웨이퍼 사업부(현 SK실트론CSS)를 인수한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 소재·장비업체들은 미국·일본 업체에 비해 규모가 작고, 미국 투자 규모도 크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에 발표된 세부 지원계획이 업계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업계와 긴밀히 논의해 미국 정부와의 협의 등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반도체 제조설비와 달리 국내 소재·장비 기업들의 대미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