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美 법원, ‘트럼프, 내란 선동 가담’ 대선 경선 출마 금지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
관련이슈이슈키워드입력 : 2023-12-20 11:13:25 수정 : 2023-12-20 11:13:24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콜로라도 주 대법, 트럼프 내란 선동 혐의 인정
콜로라도 대선 후보 불가능, 25개 주 재판에 여파
“남북전쟁 이래 처음”…보수 성향 연방대법원 관건
지난 16일 뉴욕 주 더럼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미국 콜로라도 주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내란 선동 가담’ 혐의로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에의 출마를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19일(현지시각)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로라도 대법원은 4대 3의 다수 의견으로 트럼프의 내란 선동 혐의를 인정하고 이러한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는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을 점거·폭동을 일으킨 사태에서 폭력 및 불법 행동을 장려, 조장, 선동하고 이를 지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미국 헌법 수정안 제14조 3항에 따라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제14조 3항은 폭동, 반란에 가담 또는 적에게 원조나 편의를 제공한 자에 대해 누구든 상하원 의원 등 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하는 자격 박탈 규정이다.
대법원은 2020년 대선 불복 당시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대선 이후 트럼프가 여러 주에서 공화당 관리들에게 결과를 뒤집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으므로 콜로라도 주에서 그를 대통령 예비선거 후보에 올리는 것은 선거법상 부당행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콜로라도 주에서 대선 후보로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다만 다른 주 경선에서 출마하는 것은 가능하다.
CBS 등 현지 언론은 이번 판결에 대해 “1861년 미국 남북전쟁 직후 추가된 조항에 따라 공직 수행이 불가하다고 내린 이번 판결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월 콜로라도 지방법원은 1심에서 트럼프의 대선 출마 자격 박탈을 요청하는 소송에 대해 ‘대통령은 수정헌법 14조 3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소송 주체인 시민단체의 항소에 대해 주 대법원은 1심과 정반대라 보고 이같이 판결을 내렸다.
현지 언론은 이번 판결이 다른 주에도 여파를 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의 대선 후보 자격 박탈 관련 소송이 제기된 주는 25개 이상이다.
반면 트럼프가 대통령 시절 실시한 연방대법원 대법관 선임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트럼프의 출마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는 임기 시절 보수 성향의 대법관 3명을 연달아 임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총 9명인 대법관 중 보수 성향은 6명, 진보 성향은 3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더욱이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종신직이다. 이 때문에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연방대법원의 판결 성향 또한 변동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이번 판결에 대해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콜로라도 대법원은 완전히 결함 있는 판결을 내렸다”라며 “미국 연방대법원 상고 및 콜로라도 주 대법원 판결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이라 밝혔다.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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