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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효과’ 3㎚ 치고 나가는 TSMC...2세대서 반전 노리는 삼성
기자명 이진솔 기자
입력 2023.06.15 17:17 수정 2023.06.16 07:57 댓글 0
지난해 6월 3나노미터(㎚) 파운드리(수탁생산)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6월 3나노미터(㎚) 파운드리(수탁생산)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올해 본격화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계 3나노미터(㎚) 경쟁에서는 선두인 대만 TSMC가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리는 양상이다. TSMC는 ‘큰 손’ 애플을 바탕으로 3㎚ 공정에서 높은 주문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퀄컴 등 주요 고객 수주를 바탕으로 추격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술력을 크게 끌어올린 3㎚ 2세대 공정을 앞세워 TSMC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TSMC는 지난해 말 최신 3㎚ 공정인 ‘N3’ 양산을 시작했다. 회사는 생산능력을 점차 끌어올려 올해 3분기를 시작으로 3㎚ 공정이 매출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N3 최대 고객은 애플이 될 전망이다. 올해 가을 애플이 내놓을 신형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가 TSMC 3㎚ 공정에서 생산된다. 현재 생산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애플이 N3 주문량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지난해 연간 매출 23%를 애플에 의존할 정도로 두 회사간 관계가 깊다. 통상 TSMC가 첨단 공정 양산에 돌입하면 애플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신제품에 탑재할 반도체를 주문하며 가동률 대부분을 책임졌다. 이후 TSMC가 생산능력을 키우고 후속 공정을 도입하면 대만 미디어텍이나 퀄컴 등 다른 기업까지 주문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스라반 쿤도잘라 익스플로어세미스 연구원은 “TSMC N3 매출은 올해 41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며 “매출의 대부분은 애플이 주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분기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기반 3㎚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수율과 양산능력을 끌어올리며 고객사 모시기에 나섰다. GAA는 차세대 트렌지스터 구조로 전력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기술 난도가 높아 아직 다른 기업은 도입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에는 경기침체로 인한 주문량 감소로 초반 성과가 희석되는 양상이다. 주요 고객인 퀄컴이 3㎚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출시를 내년으로 계획하며 부가가치가 높은 최신 공정 가동률이 크지 않았던 점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12.4%로 전분기(15.8%)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TSMC는 같은 기간 1.6%포인트 오른 60.1% 기록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렸다.
삼성전자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3㎚ 2세대(SF3) 공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GAA 기술이 첫 적용된 1세대 공정에서 더 나아가 수율(생산된 제품 중 양품의 비율)을 대폭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고성능컴퓨팅(HPC) 등 높은 속도에 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우량 고객 수주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비 업계를 통해서도 삼성전자가 내년 본격적인 GAA 공정 확대를 계획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어플라이트머티어리얼즈는 최근 실적발표회를 통해 “선도 고객이 대량 생산에 돌입하면서 GAA 장비 출하량이 내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GAA 공정을 운영하는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선두 TSMC와 기술격차가 크게 좁혀진다는 점도 삼성전자에는 고무적인 부분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일본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 반도체학회 ‘VLSI 심포지엄 2023’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F3 공정은 기존 4㎚ 공정과 비교해 성능 전력 크기(PPA)가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성능은 22% 빨라졌고 전력 효율은 34% 높아졌다. 면적은 21% 축소되면서 반도체 크기가 줄어 한 번에 생산되는 양 역시 늘어났다. 반면 TSMC 3㎚ 2세대(N3E) 공정은 5㎚ 공정(N5)과 견줘 성능은 18% 향상되고 소비전력은 32% 감소한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삼성전자는 4㎚ 공정과, TSMC는 5㎚ 공정과 비교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SF3 성능이 N3E보다 수치상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3㎚ 2세대 공정에서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형 고객사 여럿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삼성전자에 반도체 주문을 넣은 적이 있는 퀄컴이 유력한 기업으로 꼽힌다. 개선된 성능과 양산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공격적인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키워드#삼성전자 #파운드리 #TSMC
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