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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나노 기반 글로벌 AI칩 수주…美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
김지헌 기자
2시간
삼성 4나노 기반 글로벌 AI칩 수주…美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
삼성 4나노 기반 글로벌 AI칩 수주…美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
© 제공: 헤럴드경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위치한 삼성의 파운드리 공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캡처]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의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기반 인공지능(AI) 칩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번 AI 칩은 현재 삼성이 건설 중인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양산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약세에도 삼성이 첨단 칩 수주에 성공하며 퀄컴,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 확보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16일 미국 AI 반도체기업 그로크(Groq)는 4나노 기반 AI 가속기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로크는 이 칩이 삼성전자가 연내 완공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가 테일러 공장 생산을 암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지난달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2024년 말부터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겠다”며 “미국 주요 고객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4나노 2세대 제품은 안정적인 수율을 기반으로 양산 중이며, 3세대 제품의 4분기 양산 목표 달성이 전망된다”며 4나노 공정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조나선 로스 그로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고의 AI 성능을 가능하게 할 삼성전자의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해 그로크의 발전을 이뤄나가겠다”며 삼성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마르코 키사리 삼성전자 파운드리 미국 사업담당 부사장은 “그로크와의 협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이 AI 반도체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향후 선단 공정 기반의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이번 수주 성공은 삼성의 4나노 수율 안정화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 4나노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며 현재 수율을 75% 이상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수율 개선으로 인해, 퀄컴과 엔비디아가 삼성 파운드리를 통해 최신 고성능 칩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4나노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서비스도 제공하며 고객사 추가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MPW는 하나의 웨이퍼에 다양한 반도체를 시범 생산하는 것으로, 반도체 양산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단계이다. 삼성전자가 4나노 MPW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그만큼 4나노 수율에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란 평가다.
삼성전자는 앞서 공개한 반기 보고서를 통해 “AI관련 고성능 컴퓨팅 수요, 응용처 확대,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의 수요 진작과 공급망 정상화에 따라 올해 3분기부터는 점진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모바일 수요와 전장 관련 고성능 시스테온칩(SoC) 수요 증가 등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