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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바이든에 “선거전략 바꾸라” 직언…참모들은 ‘불편’
최승우 기자
45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거팀 강화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저력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 전략을 논의하는 오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WP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트럼프의 저력에 불안을 느껴왔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작년 여름 바이든과 가진 오찬에서 “트럼프는 여러 민주당 인사가 인식하는 것보다 만만찮은 경쟁자”라면서 “충성심이 남다른 지지층과 보수 언론 생태계,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여론이 트럼프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바이든에 “선거전략 바꾸라” 직언…참모들은 ‘불편’
오바마, 바이든에 “선거전략 바꾸라” 직언…참모들은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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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런 우려 때문에 바이든의 선거자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400만달러 상당의 소액 기부 모금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캠프는 지난 4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함께 등장하는 모금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재선 도전 당시 일부 핵심 참모를 백악관이 아닌 시카고의 선거캠프에 상주시킨 게 승리에 기여했다고 조언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이 백악관에 머물면서 100마일(약 160㎞) 이상 떨어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선거캠프의 주요 결정에 관여하는 것과 대비되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중요한 결정 전에 백악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선거캠프가 빠르게 변화하는 선거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선거팀이 백악관을 거치지 않고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면서 “핵심 참모를 윌밍턴에 두거나 선거팀에서 누군가를 발탁하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바이든에 “선거전략 바꾸라” 직언…참모들은 ‘불편’
오바마, 바이든에 “선거전략 바꾸라” 직언…참모들은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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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의 참모들에게도 직설적으로 자기 생각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일찌감치 승자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신의 선거를 담당했던 참모들의 조언을 구하라고 권고했다. WP는 “바이든의 참모들은 오바마의 조언대로 오바마 참모들의 의견을 구했지만, 전직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기색도 있다”고 전했다.
WP는 바이든 참모들이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은 오바마의 지지를 받았는데도 트럼프에게 지지 않았는가”라고 신랄하게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8년간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을 지내며 오바마 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쌓아왔다. 그러나 일부 바이든 측근은 오바마가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 것에 대한 상처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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