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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비 걸었으니 끝장 보자” 이준석‧정진석 충돌 확전 조짐

 

 

 

이준석 이어 전현직 대변인도 일제히 정진석 비판

임승호 전 대변인 정 부의장 페북에 직접 댓글 달아 비판

 

김명일 기자

입력 2022.06.08 23:16

 

 

 

 

 

2021년 6월 11일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정진석 의원이 승리한 이준석 신임 대표와 포옹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뉴스1

2021년 6월 11일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정진석 의원이 승리한 이준석 신임 대표와 포옹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간 설전이 당내 세대 간 대결로 확전 되는 조짐이다. 앞서 정 부의장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기 정치’라고 비판하면서 두 사람 간 설전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대변인단을 선발하는 ‘나는 국대다’를 통해 정계에 입문한 임승호 전 대변인과 박민영 대변인은 8일 일제히 정 부의장을 공개비판하고 나섰다.

 

임승호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구체적인 혁신안도 나오지 않은 혁신위의 행보를 두려워해서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행을 명분 삼는 분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며 “홍콩 민주화운동을 탄압하는 중국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국익’ 운운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문재인 정부를 앞장서서 비판했던 것이 국민의힘 아닌가?”라고 했다.

 

임 전 대변인은 “이제 와서 여당이 되었으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국익’을 운운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당 대표를 공격하는 것이 민망하지는 않으신가”라며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여당 대표가 지금 혁신을 논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 또한 웃음을 참기 힘들다. ‘여당의 혁신’과 ‘정부 뒷받침’이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 오히려 혁신을 통해 당 지지율을 올리는 것이 국정 동력을 뒷받침해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임 전 대변인은 “저 또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자유로운 비평과 평가를 하는 사람”이라며 “그러나 적어도, (우크라이나에 가서) 새벽에 공습경보를 맞이하는 당대표를 비난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따뜻한 방석에 앉아 몇 글자 싸지르며 본인의 안위를 보존하는 그 시대는 한참 전에 졌다. 이준석을 제거하고 싶다면, 이준석을 능가하는 혁신안을 내놓으시라. 그 정도의 혁신안도 내놓지 못한다면, 그 시대에 묻어 가시라. 그것이 그대의 한계”라고 했다.

 

임 전 대변인은 특히 정진석 부의장 페이스북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남기도 했다.

 

임 전 대변인은 댓글을 통해 “본인이 먼저 시비를 거셨으니 끝장을 보시죠”라며 “1. 여당 대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우크라이나 편을 드는 게 맞느냐. 2. 여당의 성공을 위해서 우크라이나에 가지 말고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라. 이 두 가지가 본인의 이준석 대표를 위한 비판이었다. 여기서 벗어나지 마시고 이 두 가지의 논의에서 토론해보자”라고 제안했다.

 

이어 “제가 (대선) 선대위에 쓴소리를 했을 때 당신께서 ‘대변인이면 당 공식논평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지금 묻겠다. 당신께서는 당 공식 대변인도 아닌 지금, 당내에 쓴소리를 할 용기가 있나?”라며 “본인이 공관위원장이었으면 지방선거 공천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닌가? 부끄러운 줄 아시라. 저는 더 이상 당 대변인이 아니니, 본인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비판하겠다”라고 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어른’이라는 궁색한 권위를 앞세워 젊은 대표를 찍어 누르려 드는 것은 자칫 당 전체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크나큰 실책”이라며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부정적 인식까지 덧씌워질 수 있다. 어른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우기에 앞서 어른스러운 포용력과 개방성을 보여주시라. 이상 ‘젊은’ 대변인의 짧은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정진석 부의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를 향해 “정치 선배로서 한마디 적는다”라며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준석 대표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YTN <뉴스Q>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전쟁 지역이고 여행 허가가 필요한 지역인데 외교부나 대통령실과 상의하지 않고 왔겠는가? 정진석 부의장께서 저간의 사정을 모르고 지적하신 것 같다.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분인데 어떻게 그렇게 상황파악을 못했는지 의아하다”라고 했다.

 

‘육모방망이’ 언급은 정진석 부의장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겨냥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7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선물 받은 육모방망이 모양의 철퇴 사진을 올렸다. 정진석 부의장은 2017년 대선 패배 후 당 중진 간담회에서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뽀개야 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비꼰다고 하던데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되겠나?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당의 논란이 더 커질 것이다”라며 “나이가 어떻고 선배가 어떻고 할 것이라면 앞으로 나이순으로 뽑자. 당대표도 그렇고”라고 했다.

 

이 대표는 “(혁신위가 다룰) 내용이 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그 상황 속에서 ‘공천권을 이준석이 노리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분들의 머릿속에는 공천밖에 없으니까 당이 혁신을 하자고 해도 ‘공천 이야기네? 내 이야기인가?’ 싶어서 바로 뛰쳐나오는 것”이라며 “이번에 아주 좋은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당 혁신하자고 했더니 다 자기 이야기인 줄 알고 뛰어나오는 분들은 다 이름표가 붙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는 “두 번의 선거에서 이기고 정치·정당개혁 어젠다를 만들어나갈까 말하니깐 (당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당대표를 몰아내자고 대선 때 방에서 기자들 들으라고 소리친 분을 꾹 참고 우대해서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기고 공관위원 전원 구성권까지 드렸으면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다 한 거 아닌가”라며 재차 정진석 부의장을 공격했다.

 

이 대표는 “3일 뒤면 취임 1년이다.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라며 “민주당 때리면 뒤에서 총질하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걸 1년 동안 감내해오면서 이길 가는 거는 그냥 그래도 정치 한번 바꿔보겠다고 처음 보수정당에 눈길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 그렇지 착각들 안 했으면 좋겠다”라며 “대선승리의 원흉 소리 들을 때도 꾹 참았다”라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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