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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 기업 잡으려면 법인세 인하해야" 정부의 호소

 

 

입력2022-12-13 18:21:56 수정 2022.12.13 18:53:21

세종=곽윤아 기자

 

 

 

 

 

정부 "법인세는 국가 얼굴" 호소

 

최고세율 25%, 싱가포르 등보다 높아

 

OECD國서 韓·코스타리카만 4단계

 

복잡한 세율체계도 유치경쟁에 불리

 

세부담에 국내투자액 50억弗까지 '뚝'

 

경기 침체 돌파·기업 활력 위해 필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법인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또 냈다. 내년도 예산안 협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그만큼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다. 이번에는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 유치를 거론했다. 특히 미중 갈등 장기화, 과도한 정치 리스크 등으로 중국을 떠나는 글로벌 기업을 한국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대만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주요 경쟁국보다 현저히 높은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재부는 “법인세가 국가의 얼굴”이라고 표현했다. 투자를 저울질하는 해외 기업(자금)에는 법인세율이 투자 환경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바로미터라는 것이다. 정부는 그러면서 “현재 세계 각국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와 보조금 지원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하는 중”이라면서 “우리는 높고 복잡한 법인세 세율 체계로 기업 유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또 한번 법인세 인하를 촉구했다.

 

정부뿐만 아니다. 기업들도 한국의 세금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7월 글로벌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지역 본부 소재지로 한국의 매력도를 높일 방안으로 ‘세금(Tax) 제도 개선’이 43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특히 이들 기업은 조세 여건 개선을 연구개발(R&D) 및 투자 인센티브 제공, 사업 환경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등 각종 경영 및 투자 지원책보다 먼저 마련돼야 할 과제로 꼽았다.

 

 

 

실제 한국의 법인세 경쟁력은 탈(脫)중국 기업이 이전 지역으로 고려하는 주요 아시아 국가보다 현저히 낮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지방세 포함 시 27.5%)로 홍콩(16.5%)과 싱가포르(17.0%), 대만(20.0%) 등보다 크게 높다. 2018년 법인세율 25% 구간이 신설된 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이 발표하는 법인세 경쟁력은 27위에서 39위로 추락했다.

 

높은 세율뿐만 아니라 복잡한 세제 체계도 한국의 조세 여건을 불리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의 법인세는 현재 4단계 누진세율 구조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단계 이상 누진세율 체계로 법인세제를 운용하는 국가는 한국과 코스타리카가 유일하다. 싱가포르와 대만은 단일세율을 적용하며, 홍콩은 2단계 누진세율(이윤 200만 홍콩달러까지 8.25%, 그 이상은 16.5%)로 운용 중이다. 기재부는 “기업이 투자 후 성장하거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합병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누진세율이 적용돼 세금이 늘어난다면 기업은 성장 대신 투자를 포기하거나 분할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탓에 한국은 주요 아시아 국가의 기업 유치 전쟁에서 한참 밀리고 있다. 아시아 지역 본부 거점을 이전할 계획이 있는 글로벌 기업 300곳 중 한국을 3순위 이내의 후보지로 고려하는 비중은 25.6%에 그쳤다. 싱가포르(60.0%)와 일본(47.4%), 홍콩(37.3%) 등보다 낮다. 실제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과 명품 브랜드 LVMH, 미국 금융사 씨티그룹 등은 아시아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있다.

 

법인세 부담은 결국 외국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외국 제조업의 국내 직접투자액은 2018년 100억 5000만 달러까지 늘었으나 같은 해 법인세 최고세율이 22%에서 25%로 인상된 뒤 지난해 50억 달러까지 뚝 떨어졌다. 기재부는 “해외 기업은 특정 국가에 경영 본부를 설치할 때 맨 처음 법인세와 소득세를 고려한다”며 “외국인 근로자 19% 단일세율과 짝을 맞춰 외국보다 높은 법인세 부담도 완화돼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7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내용과 함께 외국인 경영자에게 최고 45%인 종합소득세율 대신 평생 19%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내년 1%대 저성장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 유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 하루빨리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 국면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는 상황인 만큼 법인세 인하, 규제 개혁 등을 통해 기업 활력을 조금이라도 높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OECD 역시 “낮은 법인세는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에 법인세 과세 체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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