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 지식정보센터

국내 뉴스

 

 

 

 

 

 

 

연합뉴스

[이젠 의료개혁]①"대형병원, 전공의 의존 낮추고 중증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김잔디 기자 님의 스토리 •

4시간

 

 

 

주요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의존도 심각…'전문의 중심' 개편 목소리

 

전공의 집단사직, 의도치 않게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단초 마련해

 

"대형병원은 중증환자 집중하고, 경증은 동네 병원으로 가는게 '정상'"

 

 

[※ 편집자 주 = 집단사직한 전공의와 이들의 복귀를 명령한 정부의 갈등이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 대립은 고스란히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져 암환자 수술 취소나 항암치료 연기 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료대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의료 시스템 전반의 개혁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져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현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보다 나은 의료 시스템을 정립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와 지향점을 담은 기획기사들을 송고합니다.]

 

 

Fullscreen button

폐쇄 안내 붙은 대학병원 병동

폐쇄 안내 붙은 대학병원 병동

© 제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서혜림 오진송 권지현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난 후 좀처럼 돌아오지 않으면서 국내 의료체계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전문의가 되고자 수련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이탈만으로 심각한 '의료대란'이 벌어진 것은 그동안 전공의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국내 의료체계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역설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제 기능을 일깨우고 있다.

 

상급종합병원들은 전공의 이탈로 어쩔 수 없이 경증환자를 돌려보내고 중증환자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야말로 상급종합병원의 '정상'적인 모습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공의에게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국내 의료체계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Fullscreen button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는 환자들…전공의 복귀는 언제쯤?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는 환자들…전공의 복귀는 언제쯤?

© 제공: 연합뉴스

 

 

 

◇ 의료대란 부른 '전공의 과의존'…정부 "병원 구조 바로잡겠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그동안 대학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교수나 전문의보다 '값싼' 노동력인 전공의를 대거 투입하며 비용 절감을 꾀해왔다.

 

2021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전공의는 상급종합병원 전체 의사 인력의 37.8%를 차지했다.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시내 상급종합병원 5곳(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은 전체 의사 인력의 34∼46%를 전공의로 채운다. 서울대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무려 46%에 달한다.

 

의료계와 정부 모두 전공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병원의 현 운영 구조가 문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인턴, 레지던트 등 수련 과정을 모두 마친 전문의가 병원의 중심이 돼야 하는데,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가 현장을 비웠다고 의료체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는 얘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대형병원의 전공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우리는 이번 사태로 대형병원의 진료체계를 전문의 중심으로 빨리 바꿔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이탈로 의료체계가 뒤흔들리는 현 상황이 오히려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통해 미래의 의사 인력을 확보하면서, 의료기관을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숙련된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병의원 인력 배치 기준을 개선해 전공의 대신 전문의를 더 많이 채용할 경우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담았다.

 

엄 교수는 "이미 전공의들이 이탈한 상태에서 업무공백 여파는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며 "(부족한 인력을) 점차 전문의로 충원하면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Fullscreen button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 길어지는 의료공백

전공의 집단행동 장기화, 길어지는 의료공백

© 제공: 연합뉴스

 

 

 

◇ "상급종합병원, 이젠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아이러니하게도 3차 병원인 상급종합병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공의 이탈로 업무 공백이 커지면서 상급종합병원들은 어쩔 수 없이 경증환자를 2차 병원 등으로 돌려보내고,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응급실을 찾은 경증 환자는 지난달 1∼7일 평균 대비 29.3% 감소했다. 반면 중증환자는 평소 대비 변동이 없었다.

 

서울시내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예전 같으면 그냥 받았을 경증 환자는 다 돌려보내고, 중증 환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3차 병원이 중증환자에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다"며 "이는 3차 병원의 제 기능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 역시 "지금 강제로 의료전달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며 "현재 대학병원은 중증환자만 볼 수 있고, 나머지는 동네 병원으로 가라고 하는 데 이게 '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라고 강조했다.

 

 

Fullscreen button

간호사 오늘부터 진료행위 본격 투입

간호사 오늘부터 진료행위 본격 투입

© 제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전공의의 집단사직 사태가 종료된 후에도 상급종합병원이 지금처럼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본다.

 

경증 환자가 응급실을 예전처럼 쉽게 찾는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의료계에서는 보통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절반 안팎을 위급하지 않은 경증환자로 본다.

 

조 원장은 "정부는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한다"며 "중증환자만 보더라도 (3차 병원이) 경영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번 사태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동네 병·의원이 경증환자를 보는 분위기가 정착하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정부는 '위중한 분께 큰 병원을 양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증 환자는 동네 병·의원으로'라는 홍보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의료계는 2차 병원과 지방의 공공병원이 의료전달체계의 '허리'로 작동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장은 "경증환자가 굳이 '빅5'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데, 이제는 다들 일상처럼 쉽게 간다"며 "각각의 병원이 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대학병원이 백화점식 경영을 하는 게 아니라, 뇌나 간 등 중증질환에 특화해야 한다"며 "지역에 제대로 된 공공병원과 2차 병원을 키워서 대부분의 환자가 지역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Hit)(Hot)= (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윤-리 총리 "외교안보 대화 신설…FTA 2단계 협상 재개"(종합) ...[2024-05-26] viemysogno 2024.05.26
4717 (유튜브 올빼미TV) 제주도 바가지에다 입도세 만원 추진 ♤ 관광객 등돌리고 썰렁한 상황 ...[2024-03-11] viemysogno 2024.03.11
4716 (중앙일보 신성식) 김윤 "의사집단 미움 많이 사 이제 전문가 역할 어려워졌다" ...[2024-03-11] viemysogno 2024.03.11
4715 (아시아경제 이민우)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상륙 임박…5년째 역성장 벗어날까 ...[2024-03-11] viemysogno 2024.03.11
4714 (서울신문 이현정·곽소영·강주리·이정수) “응급실·중환자실 비우면 즉각 처벌… ‘의사 파업방지법’ 만들자” [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4·끝>] ...[2024-03-11] file viemysogno 2024.03.11
4713 (조선일보 주희연) 친이낙연계 전혜숙 민주 탈당...“이재명의 당, 희망없다” ...[2024-03-11] viemysogno 2024.03.11
4712 (서울신문 유규상) 이복현 엄포도 못 막았다…926조 넘긴 ‘그림자 금융’ ...[2024-03-11] file viemysogno 2024.03.11
4711 =Hot= (중앙일보 김준영) [단독] 실형 받아도 3년뒤 돌려받았다…의사 배짱 뒤엔 '방탄 면허' ...[2024-03-11] viemysogno 2024.03.11
4710 (머니투데이 변휘) 'AI 국제기구' 논의 가속화…고학수 개보위원장, UN 자문기구 참가 ...[2024-03-10] viemysogno 2024.03.10
4709 (유튜브 강호의발바닥TV) 카페 3년도 못해보고 폐업 | 오션뷰에도 너무 많으면 못버틴다 ...[2024-03-10] viemysogno 2024.03.10
4708 (중앙일보 한영혜) 이달만 100억 적자…부산대병원, 전공의 공백에 비상경영 돌입 ...[2024-03-10] viemysogno 2024.03.10
» (연합뉴스 김잔디) [이젠 의료개혁]①"대형병원, 전공의 의존 낮추고 중증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2024-03-10] viemysogno 2024.03.10
4706 (뉴스1 서한샘) 코로나19 백신 접종 당일 사망했지만…법원 "피해보상 대상 아냐" ...[2024-03-10] viemysogno 2024.03.10
4705 (문화일보 염유섭) 광진을 고민정 44% vs 오신환 37%…오차범위 내 ...[2024-03-10] viemysogno 2024.03.10
4704 [편집] - (채널A 송찬욱) 대통령실 “누군가 해야될 일이면 尹정부가…의대 2000명 증원 변화 없다” ...[2024-03-10] viemysogno 2024.03.10
4703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일류’면 삼성과 함께…오픈AI·네이버·Arm·AMD·레드햇 ‘반도체 강화’ ...[2024-03-09] viemysogno 2024.03.09
4702 =Hit= (연합뉴스 윤근영) [삶-특집] "돈벌려고 정상적 고아들에게 정신질환 약 먹이는 의사들 있다" ...[2024-03-09] file viemysogno 2024.03.09
4701 (중앙일보 배재성) "설마 2찍 아니겠지" 발언 논란…이재명 "부적절했다" 사과 ...[2024-03-09] viemysogno 2024.03.09
4700 (디지털타임스 김대성) [속보] 인요한, 與 위성정당 비례 신청…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 맡을 듯 ...[2024-03-09] viemysogno 2024.03.09
4699 (유튜브 꺼리튜브 두번째 미션) "1800대, 시가전의 제왕" 극단적 지상고, 충격적인 기동성 ...[2024-03-09] viemysogno 2024.03.09
4698 =Hot= (메디컬 타임스 박양명) 우리나라 의사수 부족 근거 OECD 통계 최신판 나왔다 ...[2024-03-09] viemysogno 2024.03.0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269 Next
/ 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