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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도, 대기업도 빌빌대는데 아프리카TV 왜 잘 될까... 이유 두 가지

 

 

아프리카 TV 주가, 1년 반 만에 주가 10만원대로 훌쩍

국내 사업 철수한 트위치에 반사 이익 기대

팬심 기반 별풍선, 수익성 커... 선정성 논란은 과제

BJ들은 “수익 배분 잘 돼 있어” 평가

 

 

소가윤 기자

입력 2024.01.11 06:00

 

 

최근 아프리카TV가 글로벌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를 영입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 산하의 트위치는 국내 사업이 어렵다면서 철수를 결정했고, 이는 아프리카TV에 기회가 되고 있다.

 

사실 아프리카TV는 유튜브, 네이버 등 대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팽배했다. 모두가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덩치 작은 기업이 어떻게 버티겠느냐는 비관론이 많았다. 그러나 2018년 2만원대였던 주가가 2021년 11월 한때 24만원까지 치솟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별다른 성적표를 내밀지 못했을 때 이룬 성과라 더욱 눈에 띈다.

 

아프리카TV가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상대적으로 기업 사이즈가 작다 보니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아 방송 규제가 덜하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1인 방송 진행자인 BJ들의 욕설과 선정성 논란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는 넘어야 할 과제다. 아프리카TV의 또 다른 장점은 BJ들 입장에서 수익 배분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아프리카TV ‘2023 BJ 대상 시상식’에 BJ 추랑이(오른쪽) 참석했다. /아프리카TV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아프리카TV ‘2023 BJ 대상 시상식’에 BJ 추랑이(오른쪽) 참석했다. /아프리카TV 방송화면 캡처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프리카TV(101,100원 ▲ 500 0.5%)는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으로 강세다. 10일엔 5.81% 내렸지만, 그래도 지난해 11월 말 6만원대였던 주가가 현재 10만원대로 올라서 있다. 아프리카TV가 10만원대 주가를 되찾은 것은 2022년 6월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최근 주가 강세는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 ‘우왁굳’의 합류 소식 덕분이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2월 6일 트위치가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달 9일까지 60% 넘게 뛰었다. 유명 스트리머는 지속해서 아프리카TV로 건너올 가능성이 있다. 메리츠증권은 트위치 사용자 중 절반이 아프리카TV로 유입될 수 있고, 이 경우 아프리카TV의 기부경제 매출이 4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부경제는 아프리카TV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플랫폼 부문의 주요 수익원이다. 1인 방송 진행자인 BJ에게 후원하는 현금성 아이템인 별풍선과 구독 등이 기부경제에 해당한다. 아프리카TV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플랫폼 사업일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아프리카TV가 기부경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팬심’이 밑바탕이 돼서다. 시청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BJ의 방송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별풍선을 쏜다. 별풍선을 후원하면 BJ가 해당 시청자의 닉네임을 호명하기도 해 쌍방향 소통을 하는 듯한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아프리카TV의 플랫폼 부문 매출은 649억원에 달했다.

 

 

최근 2년 연속 아프리카TV BJ 대상을 받은 김시원은 지난 5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BJ 김시원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2년 연속 아프리카TV BJ 대상을 받은 김시원은 지난 5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BJ 김시원 인스타그램 캡처

 

아프리카TV는 각종 방송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성장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캠’으로 불리는 여성 BJ 방송이 아프리카TV 기부경제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다른 플랫폼에 비해 방송과 관련한 제한이 적다. 게임 BJ들의 음주나 욕설 사용 등에 대한 규제 수준도 다른 플랫폼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가 다음 달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치치직’은, 아무래도 네이버에서 하다 보니 규제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의 등장에도 아프리카TV 주가가 굳건한 이유다.

 

다만 느슨한 규제로 불거진 선정성과 폭력성 등 부정적 이미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06년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시작한 아프리카TV는 그동안 BJ들의 욕설이나 음주, 과도한 노출로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었다. 서수길 아프리카TV 최고BJ책임자(CBO)는 대표로 재직했던 2017년 국정감사에서 선정성과 유해성 등에 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아프리카TV는 서비스명을 ‘숲(SOOP)’으로 바꿔 이미지 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TV의 또 다른 경쟁력은 수익 배분이다. 지난 2016년 ‘대도서관’과 ‘윰댕’, ‘밴쯔’ 등 아프리카TV 유명 BJ들이 회사와 수수료 문제로 마찰을 빚으며 대거 이탈한 뒤 BJ가 가져가는 몫이 많아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통상 아프리카TV는 BJ로부터 별풍선 수익의 40%를 수수료로 떼가는데, 인기를 얻어 베스트·파트너 BJ가 되면 20~30%로 수수료율이 줄어든다. 베스트·파트너 BJ 비중은 그동안 꾸준히 늘어나 현재 30%대에 이른다. BJ들의 별풍선 수익은 지난해 3분기 2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아프리카TV가 BJ 유형을 다양하게 확보하면 광고 매출 또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프리카TV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광고는 대부분 비매체광고(BTL)로, 광고 주체와 시청자가 쌍방향이 가능한 형태다. 예를 들어 먹방(먹는 방송) BJ가 식품 광고를 하면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식이다. BJ를 포함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광고주들의 BTL 광고 수요가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3년간 아프리카TV의 광고 매출액은 2020년 302억원, 2021년 542억원으로 2022년 812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TV BJ들의 팬심 덕분에 광고 효과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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