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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北미사일 발사 직후 자위대 탐지…요격은 안했다"

 

 

 

입력 2022.10.04 16:44

 

업데이트 2022.10.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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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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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북한이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자 일본은 긴장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는 오전에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한국·미국 등과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등 하루 종일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4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흘러나오는 대형 스크린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4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흘러나오는 대형 스크린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정부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22분쯤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 북단에 있는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상공을 통과해 오전 7시 44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 태평양 상에 떨어졌다. 일본 정부가 추정한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4600㎞, 최고 고도는 1000㎞다.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방위상은 "4600㎞의 비행 거리는 지금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 중 최장"이라며 "화성-12형과 같은 유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사전 통보도 없이 일본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일본은 이를 파괴하는 대응 조치, 즉 요격은 실시하지 않았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NS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자위대가 발사 직후부터 낙하까지 완전히 탐지, 추적했다"면서 "낙하로 인해 우리나라(일본) 영역에서 피해가 예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위대에 의한 파괴 조치는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지나칠 것으로 예상돼 요격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지만,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은 동해 상의 이지스함에 장착된 요격미사일 SM-3와 최종 단계에 요격하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의 이중 요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열도 인근에서 최고 970㎞까지 올라가 SM-3의 요격 범위인 500㎞를 훌쩍 넘어섰다. 일본의 한 군사 전문가는 "현재 일본의 요격 시스템으로는 이번 미사일의 요격 시도 자체가 힘들었을 것"으로 평가했다.

 

마쓰노 장관은 또 북한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경계했다. 이날 회견에서 "앞으로 북한이 핵실험 실시를 포함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필요한 정보의 수집과 분석, 경계·감시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일, 한·미·일 협력해 대응"

 

이날 오전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자 일본 정부는 5년 만에 미사일 발사 정보 전달 시스템인 엠넷(Em-Net) 속보와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으로 미사일 발사 정보를 지방자치단체와 방송 등을 통해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홋카이도(北海道)와 아오모리(青森)현 주민들에게는 "건물 안에 있거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경보가 내려졌다.

 

 

 

 

 

4일 오전 일본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과 함께 대피하라는 경고 방송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4일 오전 일본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과 함께 대피하라는 경고 방송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공영방송 NHK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해당 지역 주민에게 대피 경보를 반복해 알렸다. 도호쿠 신칸센과 JR 홋카이도 등 이 지역 열차의 일부 구간 운행이 오전 중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박진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연이어 전화 회담을 갖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미·일 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지나간 데 대해 "일본의 안보에 있어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도전"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밝혔다.

 

 

 

 

 

외무성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에서의 추가 대응 등에 대해 한·미, 한·미·일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추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일본 방위력 강화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마쓰노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 조치를 현실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후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가운데)이 서둘러 총리관저로 출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4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후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가운데)이 서둘러 총리관저로 출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내에서는 중국과 북한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를 5년 내 2배로 늘리고 사실상의 선제 타격 능력인 '반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말까지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해 장기적 관점에서 방위력 강화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하마다 방위상도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과 회담을 갖고 연말로 예정된 일본의 3대 안보 문서 개정과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방침을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하야시 외무상도 블링컨 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 일본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결의를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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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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