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르포] "삼성전자 평택 월세 절반 낮춰도 빈방 넘쳐나요"
이상현 기자
입력2023.06.18. 오후 6:45 수정2023.06.18. 오후 7:35 기사원문
평택 삼성반도체 침체 현장
공장 증설 늦어지자 이탈 러시
상가 매출 줄어 공실률 치솟아
기업 속도조절에 지역경제 흔들
지난 15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일대 한 건물 상가에 임대를 한다는 광고문구가 붙어있다. 인근 상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음식점 매출은 반년 새 20% 이상 급감했고 원룸 월세 가격도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감산과 공장 증설 속도조절에 나선 가운데, 주변 상권과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엔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는 협력업체와 공장 증설에 투입된 일용직 건설근로자 등으로 하루 유동인구만 6만여명이나 북적였었다.
작년 말까지 월 60만원에 이르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원룸 시세는 35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입주자를 구하지 못해 빈 원룸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 사장들의 증언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시설투자에 10조원 가까이 투자했다고 최근 공시한 바 있다. 이런 발표와 달리 현장에서는 1만명 이상의 상주 인구가 빠져나갔다는 말이 도는 등 냉기가 돌고 있다.
지난 15일 낮에 찾아간 평택캠퍼스 인근 삼성로 일대. 임차인을 구한다는 광고문구가 빈 점포 앞에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지난해보다 지역 상권이 확연히 위축된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로 일대에 위치한 G 김밥 프렌차이즈 점주 이모(50대·여)씨는 "반도체 공장 증설 공정을 늦춘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벌써 1만5000명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가게 매출도 줄어들면서 3월 15%, 4월 10% 줄었고 5월에는 20% 가까이 빠졌다"며 "인근 상가엔 점포 주인이 바뀐 곳도 많고 원룸 공실도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들어왔던 근로자들도 많이 빠진 분위기다. E 커피프렌차이즈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신모(20대·여)씨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올들어 20~3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임대 광고문구를 붙인 빈 점포 근처의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일하는 김모(50대)씨는 "상가 공실도 많이 늘었고,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가게도 많다"며 "전반적으로 경기까지 안좋아지면서 주변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있는 인근의 평택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5.3%, 2분기 5.7%, 3분기 6.3%, 4분기 7.4%로 분기마다 높아지다다 올해 1분기엔 8.4%까지 치솟은 상태다.이 일대 상인들은 반도체 불황 장기화와 함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건설노동자 김모씨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주변 건설현장에선 착공이 미뤄진 곳들이 많다"며 "몇 년전 부동산 경기가 좋았을 때를 생각하면 사람들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일급 15만~16만원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일당은 12만~13만원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옛날보다 일감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인들은 삼성전자 공장 증설이 재개되는 시점만 오매불망 기다리는 분위기다. 한 상인은 "가을에 공정에 속도를 낸다고 해서, 다들 가을만 기다리는 분위기"라며 "가을 공사를 앞두고 근로자들 건강검진도 서서히 다시 재개할 분위기라고 한다"고 전했다.
평택/
이상현 기자(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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