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 지식정보센터

리뷰

조회 수 7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귀한 품성과 분별력을 지녔던 오셀로는 질투와 의심에 사로잡혀 광기로 아내를 죽이게 되어 자기 파멸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데스데모나를 짝사랑하는 순진한 신사 로데리고는 이야고의 꾐에 빠져 살인에 공모하다가 죽임을 당하게 되고, 데스데모나는 영문도 모른 채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죽게 되는 운명을 겪는다. 이야고는 이 모든 비극을 낳게 되는 인물이다. 과연 셰익스피어는 이런 인물과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극의 앞 부분에서 주인공 오셀로는 ‘고귀한 무어인’으로 소개된다. 그는 수많은 전쟁을 몸소 겪은 전쟁 영웅으로 용감하며 – 용감하다는 것은 당시에는 중요한 요소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덕을 지닌 것으로 나온다. 신분도 높은 편이다. 그는 마치 고전주의의 이상적 인간으로 설정된 듯 하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시대)는 고전주의에서 예술적 표현을 얻은 균형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견고한 현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이상이자 허구였음을 잘 알고 있었다.
 
우리 시대와 마찬가지로 그 시대의 사람들, 예술인들도 ‘고전주의적 이상’에서 내면적 괴리를 느끼고 있었고, Parmigianino, 브론찌노, Beccafumi, Il Tintoretto, El Greco, Pieter Bruegel, Bartholomus Spranger 등 당대의 매너리즘 예술가들은 양식에서 고전주의의 너무 단순한 규칙성과 조화를 해체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새로운 인식일 수도 있고, 혹은 이상적인 세계만을 추구하는 이전의 예술에 대한 시선의 고의적 이탈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셀로 극 초반부에는 모두가 오셀로의 인품을 ‘고결한’, ‘흔들림 없는’ 등으로 곳곳에서 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극에서 오셀로의 모습이 변해가는 것을 선명하게 대비시켜 보여줌으로써, ‘오셀로가 (혹은 인간이) 과연 그런 이상적 모습일까’ 라고 셰익스피어는 관객(혹은 독자)에게 반문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이다.
 
 
 
  이는 특히 4장에서 구체적으로 잘 드러난다. 이야고가 오셀로로 하여금 자신과 카시오와의 대화를 엿듣게 하고 오셀로의 망상을 자극하는 장면은 인간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이고 유혹에 넘어가기 쉬우며 어리석고 연약한 존재인지를 잘 보여준다. 오셀로는 이야고와 카시오의 대화가 들리지도 않는 곳에 있으면서, 카시오의 동작, 말, 웃음이 모두 데스데모나와 관계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인간은 너무 쉽게 유혹에 넘어가서 평정심을 잃는 것이다. 고귀하고 변치 않을 것 같아 보이는 것이 저급하고 간계한 속임수 따위에 흔들리고 극단으로 몰려 가는 장면의 설정은 ‘정의가 결국 승리한다’는 전대의 생각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오셀로 작품을 통해 그가 체험한 세계라는 것은 이러이러하고 인간이라는 것은 이러이러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생각과 극의 주제 측면에서 살펴보았는데, 다른 특징을 좀 더 살펴보자. 셰익스피어는 극 전체에서 과다한 언어적 유희, 말 장난을 보여주며, 또 오셀로를 일부러 흑인으로 등장시키는데, 이것들도 일상적인 것을 일부러 변형시키고, 색다르고, 난해하게 만드는 매너리즘의 일반적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셰익스피어는 전대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의존하기도 한다. 그의 다른 비극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셀로의 주인공은 신분이 높은 사람이며, 주인공 외 다른 인물들, 특히 데스데모나를 비롯한 인물의 인격 설정은 판에 박힌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는 아직 과거의 틀을 못 벗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오셀로의 운명을 고전주의적 결말과는 정반대로 끌고 나가는데, 이러한 점에서 이전의 예술에 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을 더 깊이 있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다른 예술가 혹은 일반 사람들의 취향이나 의식을 분석하고 재구성하고 이를 역사적인 연계 선상에 올려 놓는 작업이 필수적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도 보았듯이, 그들의 경험과 우리의 경험은, 시차가 크고 중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이 있고 또 오늘날에까지 이어지는 부분도 많으므로 이런 부분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몇 가지 주석
 
*이야고는 사건 전체를 일으키고 이야기를 이끄는 ‘소설적 주인공’에 해당한다.
물론 이 작품은 소설이 아니라 극이다. 극은 스토리적 전개보다는 사상이나 인생의 단면을 강렬히 보여주는데 더 치중하는 게 아닐까?
 
 
 
*로데리고가 데스데모나를 짝사랑했다는 근거.
~p.28 ‘내 딸은 안된다고’ 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1막 3장 135줄부터
여기서 ‘모험과 인생 역경의 미학’을 얘기하는데, 이것이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의 사랑을 얻은 계기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이런 얘기라면 내 딸도 얻을 것 같소이다”라고 하여 공작까지도 감동 시킬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의 원천임을 말해 준다. 또한 극의 초기에 이런 설정을 통해 오셀로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관객에게 알리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264~276)에서 그녀가 전쟁터에 남편을 따라 동행하는 데에까지 - 따라서 사건에 계기를 제공하는 데에까지 - 연결된다. (“그는 전장으로 나가고 저는 한가로운 사람처럼 뒤처져 남는다면”)
 
 
 

줄거리
 
베니스의 무어인 장군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와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한다. 한편 오셀로의 부하로 이야고와 카시오가 있었는데, 이야고는 카시오가 오셀로의 부관이 되자 그를 제거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기 위해 오셀로로 하여금 술책을 쓴다. 그것은 카시오와 데스데모나 사이를 의심하게끔 하는 것인데, 결국 이런 이야고로 인해 오셀로는 아내를 살해하게 되고, 또 신사 로데리고는 죽음을 맞게 되고, 이야고 자신도 범행이 들통나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된다.
 
1막
: 이야고와 로데리고가 브라반시오를 찾아가 딸이 모래 오셀로를 만나고 있음을 알린다. 그것은 로데리고가 데스데모나를 사랑했기 떄문이다.
: 브라반시오가 오셀로를 찾아내고 둘은 일단 공작이 소집한 회의에 가기로 한다.
: 브라반시오는 결혼을 승낙하고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등 인물들이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
2막
: 이야고가 계략을 꾸밈. 로데리고로 하여금 카시오가 사고를 치도록 함.
: (축제를 벌이라는 포고문)
: 이야고의 계략이 성공하여 카시오는 부관 자리를 잃음. 또 카시오에게 데스데모나에게 접근하도록 함으로써 오셀로의 의심을 살 계략을 꾸밈.
3막
: 카시오는 데스데모나에게 접근 시도
: 오셀로는 아직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일을 하고 있음.
: 이야고가 오셀로에게 (심리적으로) 의심을 부추김. 이야고가 손수건을 손에 넣음으로써 계략을 꾸밀 수 있게 됨.
: 데스데모나가 잃어버렸던 손수건에 대해 오셀로가 캐물음. 이 일로 오셀로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함.
4막
: 이야고는 오셀로의 망상을 자극한다.
: 이야고는 로데리고를 꾀어 카시오의 살인을 공모함.
: 데스데모나의 심리 묘사
5막
: 로데리고가 카시오를 살해하려다 실패. 카시오는 부상당하고 로데리고는 이야고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죽인다. 에밀리아에 의해 이야고의 음모가 드러나 이야고는 잡히고, 오셀로는 자살한다.
 
 
 

*** 참고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2, 아르놀트 하우저, 백낙청 반성완 옮김, 창작과 비평사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최종철 옮김, 민음사
 
 
 
*** 참조어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오셀로, Othello, 매너리즘 mannerism, 고전주의
 
 
 

......................................................................................................................2003/7/4,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 [보르헤스 - 알렙] 엠마 순스 이야기에 대해 ...[2023-05-31] viemysogno 2023.05.31
25 - 확인 - [IIS Opinion & 검증] ...- (세계일보 박영준) [단독] 폼페이오 “트럼프도 김정은도 판문점 회동에 文동행 원치 않았다” [특파원+] ...[2023-01-24] viemysogno 2023.01.24
24 [IIS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함] [Music] Damien Rice - Eskimo ...(from Youtube Official) [2022-09-10] viemysogno 2022.09.10
23 = 추천 = (Vogue) 부쉐론의 여신, 고윤정 ...[2022.08.26] file viemysogno 2022.08.28
22 [IIS 감사와 존경을 표함] 가수 Carla Bruni ...[2022-08-25] viemysogno 2022.08.25
21 [Comment] (유튜브 Glen Hansard) Glen Hansard, Marketa Irglova - Falling Slowly (Official Video) ...[2022-08-05] viemysogno 2022.08.05
20 (음악) 태양 - 눈, 코, 입 [2022-07-28] viemysogno 2022.07.28
19 (추가 & 수정) [IIS 리뷰] 윤 대통령 취임식 - 리뷰 ... [2022-05-10] viemysogno 2022.05.10
18 Andrea Bocelli - Euro 2020 Opening Ceremony (at the Stadio Olimpico in Rome) ...[2022-01-10] viemysogno 2022.01.10
17 IIS Originals)) 조영남의 화투 그림 팝아트 작품에 대해 ...... [2022-01-10] viemysogno 2022.01.10
16 러시아 바리톤 가수 Dmitri Hvorostovsky viemysogno 2022.01.09
15 J.M. 쿳시 - 야만인을 기다리며 admin 2016.08.07
14 詩) 씨양씨양, 도요가 운다 - 박정대 admin 2016.08.07
13 폴 오스터 (Paul Auster) - 뉴욕 3부작 admin 2016.08.07
12 유하 :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admin 2016.08.07
» 셰익스피어 (Shakespeare) - 오셀로(Othello) admin 2016.08.07
10 詩) 빌리 콜린즈 - 첫 꿈 [임혜신 엮음: 오늘의 미국 현대시] admin 2016.08.06
9 감사의 말을 전함) 유하 시인 togyu11 2016.03.05
8 (영화) 밀양에 대해 togyu11 2015.12.31
7 로베스피에르 - "모든 권리 중의 으뜸가는 권리는 ...... " admin 2016.10.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